신용경색? 이젠 소비경색이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1.17 15:09

소비대국 美 소비침체 '불안감'… 美 경제 위축 효과는 미미할 듯

"경기 침체가 도래했는지 여부와 전혀 상관없다. 이미 미국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많은 우려를 자아냈던 '소비 경색'(Consumer Crunch)이 이제 막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소비자 불황이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계의 고통 심화는 불안 요인으로 비화된다.

최근 미국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주택 시장은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경기 불안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여파로 대형 손실을 입은 은행들의 부실채권 상각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각규모는 대규모 금융 위기를 초래할 정도로 큰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지난 25년간 경제를 지탱해온 원동력이었다. 2000년 3월 기술주거품이 꺼지면서 침체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소비지출은 중단없이 꾸준히 증대되며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비즈니스위크(BW) 최근호는 소비지출이 위축될 것이란 신호가 감지되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소비지출은 1981년부터 단 1분기만을 제외하고 전년동기대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미국 소비지출은 걸프전 발발 영향으로 유일하게 1991년 1분기에만 전년동기대비로 0.4% 감소했다.

이처럼 소비지출이 쉼없이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출이 쉬웠기 때문이다.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들은 기꺼이 가계에 저렴한 금리로 대출해왔다. 일부 개인들이 디폴트 선언을 냈지만, 전체적으로 위험은 낮았고 대출 수익성도 매우 높았다.

그러나 최근 신용경색 여파로 대출 및 소비 호황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부실을 떠안게 된 금융 부문은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맘놓고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미 부동산 대출 기준은 크게 강화됐으며, 심지어 신용카드 발급 조건도 까다로워졌다.


이에 따라 소비 불황이 가까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비지출 감소분이 개인지출의 2~3% 수준인 2000억~3000억달러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데이빗 로젠버그 북미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0년 기술주 거품이 꺼질 당시에도 대출 규제는 없었지만, 신용경색이 불거진 지금 대출 규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2008년 1분기 소비지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완만하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리스토퍼 캐롤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교수도 "그동안 소비가 꾸준히 늘어난 것은 대출이 쉬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캐롤 교수는 "집값이 1달러 하락할 때마다 지출이 9센트 감소한다"며 "현재 21조달러로 추산되는 주택 가격이 10% 하락할 경우 향후 수년간 소비 감소분은 2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주택가격이 15% 하락할 경우 소비지출 감소분은 3000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미국 소비지출 둔화가 미국 경기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을까. 미국에서 소비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볼때 미국 경제에 상당히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좀더 따지고 들어가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미국의 한해 수입액은 무려 740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거대한 수입시장이다 보니 소비가 줄어들더라도 미국 제조기업 보다는 오히려 외국 기업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 미국 기업들이 입게 될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출은 약달러를 등에 업고 지속적인 호조를 나타낼 전망이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성장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미국의 글로벌 경제 영향력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실제로 미국이 받는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