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뷰]미국이 중국에 커플링된다

머니투데이 박형기 국제부장 | 2007.11.16 17:47
최근 세계경제의 화두 중 하나는 중국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을 얼마나 완화해줄 것인가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미국발 세계경기 침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미국 경기의 둔화로 인해 중국의 성장률도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세계증시는 미국발 경기침체 위기를 중국이 만회해 줄 것이란 기대로 대세상승국면에 있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2% 정도만 내려가도 중국이 미국발 충격의 방패막이가 될 것이란 기대가 무너져 대세상승 국면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15일에는 중국 상무부가 미국 경제의 둔화로 중국의 고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신용경색이 중국의 대미수출을 감소시켜 고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가 미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아시아 경제는 미국과 디커플링을 하고 있다. 올 들어 아시아의 대미수출은 현격하게 줄었다. 그러나 아시아는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역내 교역과 국내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해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는 어디에도 없다. 미국 경기가 침체는 아니지만 둔화 국면에 이미 접어들었음에도 중국은 최근 3분기 연속 11%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4분기에도 중국은 10%대 후반의 성장률을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의 경제 구조가 미국 경기둔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체질로 변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총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4%에서 2007년 20%로 줄 전망이다.


중국은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이머징마켓에 대한 수출을 늘림으로써 대미수출 감소를 만회하고 있다. 통계적으로도 이 같은 사실은 증명된다. 중국은 대미 수출이 줄었음에도 올해 사상처음으로 수출 1조 달러를 돌파하고, 무역흑자도 사상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내외다. 나머지는 국내소비와 고정자산 투자 등이다. 중국은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경제성장을 추구한 나머지 대미의존도가 높아지자 소비를 키웠다. 이에 따라 40%에 육박하던 수출비중이 30%내외로 낮아지고 20% 미만이던 소비가 30%까지 올라갔다.

수출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로 내려간 데다, 수출 중 대미 수출도 20%까지 하락했다. 중국의 2007년 GDP는 약 3조달러가 될 전망이다. 수출은 1조달러를 돌파하고, 이중 대미수출은 2000억달러 내외일 전망이다. 만약 대미수출이 10% 감소한다면 약 200억 달러가 준다. 200억 달러는 전체 중국 GDP 3조달러의 1%에도 못 미친다. 만약 20%가 감소한다면 400억 달러다. 이는 전체 GDP의 1%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오히려 중국의 경기활황이 미국 경제를 지지하는 측면이 있다. 영국의 유명잡지인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는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이 사상처음으로 미국의 수출품 50% 이상을 소화해준 해가 될 전망이다. 대부분 미국 기업들의 순익은 이머징마켓 매출 증가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GM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의 선전으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GE의 해외 매출 비중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미국 경기는 둔화국면이지만 이머징마켓의 소비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프 이멜트 회장이 “친디아 덕분에 산다”고 말했을 정도다.

지금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디커플링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하지만 얼마 후에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디커플링을 할까라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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