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미래에셋 연합'의 결성?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7.11.17 10:00

일부 운용사 추격매수 거부… 미래 수익률 ↓, 금융당국 견제도

증시에 '반(反) 미래에셋'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최근 국내 증시 최대 자금력을 바탕으로 증시를 좌우하며 '미래멘털'(미래에셋이 사는 종목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며 일부 운용사를 중심으로 '반 미래에셋 연합'이 조심스럽게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11월 들어 미래에셋이 보유한 주요 종목들의 주가 낙폭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운용사들이 반발매도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금융당국이 인사이트펀드를 놓고 미래에셋 견제에 나서 이 같은 움직임에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반 미래에셋 연합' 가시화(?)=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증시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일부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동조화'를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

지난 달만 해도 대부분 운용사들은 미래에셋이 사들이는 종목을 추격 매수했으나 최근 이 같은 '역행'하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는 것.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포트폴리오에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이머징 마켓의 인프라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편입시켰다"며 "최근까지 이 같은 전략과 예측이 적중하며 대부분 기관들이 '미래멘털' 효과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래에셋과 경쟁하는 대다수 펀드매니저들도 이같은 흐름에 편승해 미래에셋의 주도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중국 당국의 증시 견제책이 심상치 않은 데다 미래에셋 보유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위험 수준 이상으로 치달으며 추격매수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얼마전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가 미래에셋이 매수하는 종목을 사겠다고 윗선에 보고했지만 '미래에셋이 산다고 언제까지 쫓아갈 것이냐'며 크게 질책받은 것으로 안다"며 "일부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미래에셋이 대거 보유한 종목을 매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래에셋에 정통한 운용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조정장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업종 핵심주를 제외한 나머지 중국 인프라 관련 종목을 매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이 단기간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은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미래에셋의 싱가포르법인을 검사하겠다고 밝힌 점도 운용사들의 '반미래 정서'를 촉발시킨 요인으로 지적된다.

◇멈춰선 고공비행=11월 들어 국내외 증시가 하향 조정국면을 이어가며 미래에셋의 주요 종목과 펀드들의 수익률도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이 5% 이상 보유한 종목 35개 가운데 11월 들어 10% 이상 하락한 종목은 절반이 가까운 17개에 이른다. 20%가 웃도는 하락폭을 기록한 종목도 8개나 된다.

동양제철화학은 11월에 10만9000원(-29.95%) 떨어졌고 두산중공업도 4만4500원(-24.32%) 급락했다. 이밖에 한진해운(-8.24%)과 NHN(-9.55%)도 크게 내려앉았다.

펀드들도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미래에셋솔로몬가치주주식G 1CLASSA'이 -6.82% 손해를 보는 등 주요 17개 주력펀드 모두가 시장 전체 평균 손실률 -5.11%를 밑도는 형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성장주 중심으로 채워진 미래펀드 성격상 조정장에서 약세를 보이는 점은 이해하지만 전체 펀드 평균을 못따라잡는 수익률은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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