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분산에는 브릭스펀드가 '딱'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7.11.23 08:20

[머니위크]박영암의 돈 되는(잃는)펀드

브릭스펀드가 최근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국펀드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을 대표하는 4대국에 분산투자하여 중국펀드처럼 고도성장의 결실을 누릴 수 있어서다. 동시에 단일국가에 '올인'하는 위험도 줄일 수 있어 브릭스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

슈로더투신의 '브릭스주식형자A-1'(이하 브릭스펀드)는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수탁액이 증가하고 있다. 10월1일에서 11월15일까지 무려 1조3000여억원이 급증했다.

◆ 계량모델과 펀드매니저 의견 합쳐 투자비중 조정
'브릭스주식형자A-1'(이하 브릭스펀드)는 15일현재 2조4020억원의 설정액을 기록중이다. 2006년2월13일 설정됐으며 누적수익률은 87.33%를 달성했다. 연초이후 수익률은 48.27%다.

펀드명처럼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가에 분산투자한다. 투자대상은 상장지수펀드(ETF)나 지수워런트, 이들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4개국가간 투자비중조정은 슈로더가 자체 개발한 '계량모델'과 런던 슈로더본사의 월례 운용회의에서 나온 펀드매니저의 의견 등을 참조해서 결정된다. 특히 거시지표와 기업실적 정치적리스크 등 각종 데이타를 활용하는 계량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김지은 슈로더투신 부장은 "런던 슈로더본사는 계량모델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입력되는 경제성장률 기업이익 환율 등의 각종 데이타를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다"며 "계량모델을 통해 객관적으로 도출된 4개국가간 점수와 런던 슈로더 본사의 월간 운용전략회의 의견을 반영해서 투자비중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브릭스펀드의 10월말현재 4개 국가간 편입비중은 브라질(23 %) 러시아(17%) 인도( 9%) 중국(31%) 등이다. 일반 주식형펀드와 달리 운용성과를 가름하는 벤치마크는 없다.

국가간 편입비중이 결정되고 나면 편입종목은 기본적 분석으로 결정된다.
기본적 분석을 통해 편입후보들을 1등급에서 4등급으로 세분하여 편입비중을 조정한다. 가령 1등급은 최우선 매수 종목, 4등급은 최우선 매도 종목으로 결정된다.

10월말현재 펀드내 편입상위 상위 5개종목은 Gazprom(러시아,6.1%) Petrobras (브라질,5.6%) China Mobile (중국,5.2%) Vale de Rio Doce (브라질, 4.6%)
CNOOC (중국, 4.1%) 등이다.


◆ 분산투자 효과는 얼마나

브릭스펀드가 최근 각광받는 이유는 바로 분산투자효과로 '중국펀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실증적 통계분석을 보면 브릭스펀드는 이같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국(1)과 나머지 3개국가의 상관계수는 브라질(0.7) 인도(0.5) 러시아(0.7)로 나타났다. 중국증시와 동조화는 브라질과 러시아가 크고 상대적으로 인도는 적은 편이다.

김휘곤 삼성증권 상품관리파트 과장도 "4개국가간 상관계수가 의미있게 나타났다"며 "신흥시장중에서도 성장성이 가장 돋보이는 4개국가에 집중투자하면서도 분산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슈로더투신의 김 부장은 "브릭스국가간에는 산업과 경제성장률에서 다소 차이가 있어 분산투자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또한 시장일각에서 제기되는 "브릭스국가 모두 자원의존도가 높아 유가나 철강석 등 원자자 가격이하락할 경우 분산투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경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브릭스 국가의 강력한 경제성장으로 국제 원자재가격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강세를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의 원자재 소비국인 미국이 경기둔화로 소비감소와 가격하락을 부추킬 수 있지만 인도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강력한 수요증가로 원자재 가격이 지지될 것이란 판단이다.

◆ 단기적으로 중국증시 조정 가능성 높다
슈로더측은 중장기적 전망을 낙관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브릭스의 단기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단기적으로 중국과 인도증시에 거품 증후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국 증시가 조정에 들어간다면 브릭스펀드의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인정한다. 특히 중국증시의 단기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즉 중국시장과 브릭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일부 투자금액을 실현하라고 권한다.

다만 "적어도 15년은 브릭스국가가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고 증시도 높은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기적인 수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은 이머징 시장에 투자하되 리스크 수준이 낮은 '슈로더이머징위너스혼합형펀드'나 '슈로더다이나막아시아주식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더 현명한 투자라는 것이다.

한편 슈로더측은 브릭스 등 신흥시장에 대해 투자하더라도 선진시장 등에 대한 투자비중도 유지하라고 권한다. 김 부장은 "한국시장 자체가 신흥시장이기 때문에 중국 인도 등 고도성장국가에만 투자하는 것은 위험자산에 대해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이라며 "선진시장 등에도 적절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진시장에 일정부분 투자해야 위험과 수익률의 합리적인 조화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증시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고 자금여유가 있는 10년이상의 장기 투자자라면 중국펀드의 투자비중을 높이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 홍콩달러와 미달러화만 환헷지

4개국가에 동시에 투자하기 때문에 환위험 관리는 수익률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브릭스펀드는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한후 4개국 통화(중국은 홍콩달러화)로 다시 바꿔 투자한다.

김 부장은 "중국주식은 주로 홍콩증시의 H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에 홍콩달러로 환전한다"며 "홍콩달러화는 미국달러화에 연동돼 있어 환헷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3개국 통화는 특별한 헷지수단도 없고 외환시장 규모가 더 적어 환헷지를 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슈로더측은 환위험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브릭스 국가가 한국보다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하고 있고 이들 국가의 통화가 달러화 대비 저평가 상태라 오히려 환헷지를 하지 않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환차익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4개국가간 편입비율 조정과 편입종목 선정과정에서 각국의 통화가치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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