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위축·주택침체… 美증시 이틀째↓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1.16 06:58

[뉴욕마감]전강후약 장세 0.91% 하락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고 소비 지출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JC페니를 선두로 한 유통주가 투자심리를 무겁게 했고, 주요 은행들도 주택관련 부실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경계감으로 금융주 역시 하락에 기여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20.96포인트(0.91%) 떨어진 1만3110.05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19.43포인트(1.32%) 하락한 1451.15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5.81포인트(0.98%) 내린 2618.51로 장을 마쳤다.

개장직후 약세로 출발한 미국증시는 최근 하락폭이 과다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대비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밖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으로 유가가 배럴당 92달러 선으로 떨어졌고,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목표권내에 들어 있다는 점은 상승 요인이 될 만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들지 않은데다 경기의 바로미터가 될 소비지출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담이 됐다. 여기에 금융권의 추가 부실을 예고하는 보도들이 전해지면서 오후장 들어 하락폭이 커졌다.

도이치뱅크 프라이빗뱅킹 부문 수석 투자전략가인 벤자민 페이스는 "투자자들은 지난 3분기가 모든 손실을 한꺼번에 처리해준 '하수구'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기만해왔다"며 "아직 부실자산의 충격이 모두 드러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소비 전망 부정적..유통주 하락주도

미국 3위 백화점인 JC페니는 이날 매출 감소로 3분기만에 처음으로 순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JC페니의 3분기 순익은 2억6100만달러(주당 1.17달러)를 기록, 전년동기(2억8700만달러, 주당 1.26달러)보다 줄었다. 세금 혜택 등 일회성 항목을 제외할 경우 순익은 주당 1.03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1달러는 상회했다.

하지만 4분기 주당 순익 전망 역시 당초 예상인 2.41달러보다 낮춘 1.65~1.80달러로 재조정한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JC페니 주가는 이날 5.1%하락한 44.33달러로 2005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역시 이날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과 실적 전망치를 밝힌 미국 최대 음식 식기 관련 유통업체 윌리암스 소노마도 6.2% 급락했다.

일반 소매업체 뿐 아니라 기술관련 업종도 밝지 않은 소비전망을 밝혔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주문 감소로 4분기 매출이 18%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의 주가는 0.32% 오르는 강보합권을 유지했지만 기술주 전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 웰스 파고+패니 매, 주택부실 우려 고조

주택경기 부실이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를 털어놓은 존 스텀프 웰스 파고 회장의 발언이 금융주 뿐 아니라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에도 부담을 줬다는 평가이다.

존 스텀프 웰스파고 회장은 이날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이 대공황이후 최악"이라며 은행들 역시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또 웰스 파고의 주택관련 자산 손실은 4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가 (야구의) 몇회에 와 있는지 알수 없으며, 설사 막바지인 9회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그 뒤에는 연장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경기전망을 밝혔다.
웰스 파고 주가는 이날 1.28% 떨어진 31.97달러로 마감했다.

주택관련 자산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 매 주가도 10% 이상 떨어진 43.04달러로 마감했다. 포춘지는 패니 매의 올해 9월까지 모기지 부실 비율이 당초 회사측이 밝힌 0.04%보다 높은 0.75%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역시 국책 모기지 회사인 프래디 맥도 5.3% 급락했다.


최대 모기지 대부 업체 컨트리와이드 역시 1.16달러 떨어진 12.21달러로 마감, 5년래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영국의 바클레이즈는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에 대해 26억달러의 상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악화된 규모는 아니지만 바클레이즈 주가 역시 2.01% 떨어진채 마감했다.

◇ 유가 하락 반전, 채권급등...엔화 강세

유가는 하루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5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6센트(0.7%) 하락한 93.43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초반 91.86달러까지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281만배럴 증가한 3억147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유재고는 4주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것으로, 당초 전문가들은 오히려 75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에너지기구에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내년 세계 석유 소비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OPEC는 내년 총 석유수요가 8701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전망치보다 3만배럴 줄어든 것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되살아나고 미 연준의 추가금리 인하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 국채 가격은 2년래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15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오후 3시30분 현재 전날에 비해 7bp 하락한 4.16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5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경기상황에 보다 민감한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한때 3.330%까지 하락한 끝에 오후 3시30분 현재 3.350%를 기록, 2005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선까지 내려갔다.
이에 따라 10년만기 국채와 2년만기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가 2005년 4월이후 가장 큰 폭인 80bp 이상으로 벌어진 상태이다.

뉴욕 증시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 역시 유로화 대비 강세를 기록했다.
15일 오후 3시50분(현지시간)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4619달러로 전날의 1.4646달러에 비해 2.7센트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110.27엔으로 전날의 111.35엔에 비해 1.08엔 오르는 엔강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

◇ 인플레이션 불안감 잠재

인플레율은 전문가들의 예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CPI 상승률은 전월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 가격이 전월대비 1.4%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 CPI 상승률은 전월비 0.2% 상승했다.

10월 CPI와 핵심 CPI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CPI는 전년동기대비로는 3.5% 상승했고, 핵심 CPI는 전년동기대비로는 2.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의 유가급등현상이 지속될 경우 다음달 소비자물가가 급등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업은 다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도 전주보다 2만명 증가한 33만9000명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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