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베트남 경제성장 동력이 되다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7.11.16 09:12

[해외건설 역사, 우리가 쓴다]⑥포스코건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난 1992년. '도이모이'(개혁)정책으로 국가 쇄신에 총력을 기울이던 베트남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선택한 첫 해외파트너는 포스코였다.

베트남 정부는 철강산업 육성을 가장 시급한 경제 과제로 삼았고 포스코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도무오이 당시 공산당 서기장이 "우리는 박태준(당시 포스코 회장, 현재 포스코 명예회장)과 포스코의 신도(信徒)"라며 직접 철강산업 투자와 기술지원을 요청할 정도였다.

포스코 건설·엔지니어링본부, 거양개발, 포스코엔지니어링(PEC) 등을 통합해 1994년 설립된 포스코건설은 베트남 최초의 철골조 주상복합건물인 '다이아몬드 플라자'(백화점·아파트·사무실)를 지었다.

이 복합건물은 미국·베트남 무역협정(2000년 7월14일), 베트남 증권거래소 개장(2000년 7월20일) 등과 함께 베트남 경제개방 3대 상징으로 통한다.

한국·베트남 수교 15주년을 맞은 2007년. 포스코건설은 하노이 인근 북안카잉에 베트남 최초의 자립형 신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인구와 비교해 턱 없이 낮은 주택보급률을 끌어올리고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포스코건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노이와 호찌민 곳곳에서 우후죽순 들어선 베드타운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자립형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야심이다. 2020년이면 우리나라 송도국제도시 같은 신도시가 베트남에도 탄생하는 것이다.

◇포스코, 베트남 경제개방의 랜드마크를 올리다=2000년 8월25일. 월남 대통령궁인 독립궁과 노트르담 성당이 마주보고 있는 호찌민 레두안 거리는 포스코건설이 지은 베트남 최초의 백화점(다이아몬드 플라자 1∼4층)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들이 타고온 오토바이는 주변 도로와 공원까지 점령했다.

경제개방 현실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급기야 백화점 출입문을 통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사람들은 백화점 입구에 줄을 서 있다가 구경을 마치고 나가는 사람 수 만큼만 들어가야 했다.

다이아몬드 플라자는 부지면적 6069㎡(1838평), 건축연면적 5만6954㎡(1만7249평),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로 △백화점(1~4층) △사무실(5~12층) △식당 및 부대시설(13층) △아파트(14~20층) 등으로 구성돼 있다. 베트남 최초의 100% 철골조 주상복합건물로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1995년 10월 착공해 아파트와 사무실 등은 1999년 5월, 백화점은 2000년 8월 입주 및 입점을 시작했다. 준공과 동시에 백화점 100%, 사무실 85%, 아파트 90% 등 높은 임주을 기록해 베트남 건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다이아몬드 플라자 법인장을 맡았던 포스코건설 이문표 송도사업본부 상무는 "해외 건축사업 첫 프로젝트여서 사실 업무 처리상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많았지만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3개월도 안돼 방이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며 "7년이 지난 지금도 호치민 시민이 가장 즐겨 찾는 최고의 쇼핑 명소이자 주거.업무시설로 꼽히는걸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베드타운은 가라…이것이 진짜 신도시=베트남은 인구가 8300만명에 이르지만 신규 주택보급률은 매우 낮다. 하노이와 호찌민 곳곳에 크고 작은 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 주요 신도시는 △시푸차(하노이, 305만㎡(92만2648평)) △쭝화(하노이, 33만㎡(9만9827평) △푸미홍(호찌민, 433만㎡(130만9858평) 등이다. 하지만 이들 신도시는 면적만 컸지 단지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 상업시설이 부족해 생활 편의성이 떨어지는 베드타운이다.


포스코건설은 하노이 인근 북안카잉에 기존 신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베트남 최초의 자립형 신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북안카잉 신도시는 베트남 정부에서 용지를 받아 진행하는 초대형 도시개발사업으로 주택은 물론 상업·업무·문화시설 등이 고루 조성된다. 준공은 2020년, 총 사업비는 28억달러다.

총 80만평 부지는 주거지역 26만평, 상업지역 7만평, 공공시설부지 47만평 등으로 나눠져 있다. 주거지역에는 공동주택 6335가구, 테라스하우스 600가구, 단독주택 751가구 등 총 7686가구의 최신주택이 들어선다.

상업지역에는 호텔 쇼핑몰 극장 등을 비롯해 75층짜리 초고층 빌딩도 건립된다. 공공시설 부지에는 학교 관공서 호수 공원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포스코 외교사절단, 베트남 국민 마음을 흔들다=저녁 8시 베트남 국민들은 TV 앞으로 모여든다. 베트남 국영TV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VTV3 채널에 장동건이 등장하는 포스코건설의 기업 이미지 광고가 나오기 때문이다.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 이제 베트남까지 이어집니다", "세계는 내일의 베트남을 송강의 기적이라 부를 것입니다", "더 큰 베트남을 기대합니다" 등 한류스타 장동건이 광고에서 외치는 멘트는 베트남 국민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이는 1992년 베트남에 상업광고가 허용된 후 최초의 기업이미지 광고로 제품 판매 홍보가 아닌 기업과 한국을 홍보하는 이미지 광고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포스코건설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주요 작전지역 중 한곳인 베트남 중부지역에 초등학교 40개(교실 6실, 교무실 1실 등 7개실으로 된 단층건물)를 지어주기도 했다.

공사 초기에는 '반한감정'이 팽배해 건물을 짓고 미장(벽이나 천장, 바닥에 흙이나 시멘트를 바르는 것)을 해 놓으면 밤새 동네 주민들이 망쳐 놓기 일쑤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인들이 베트남전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오지에 학교를 지어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적대감을 풀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베트남 국민들이 늘었다.

포스코건설 입사를 희망하는 베트남 대학생들이 많은 것도 좋은 기업이미지와 높은 급여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인카잉 법인에 근무하는 베트남 현지인 13명 모두 하노이 법대, 하노이 공과대 등을 졸업한 엘리트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베트남 상위 5% 이내에 들 정도로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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