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서브프라임 상각, 부족하다-WSJ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15 11:20

HSBC 바클레이까지 확대..상각 기준 제각각, 충분하지 않다

메릴린치 씨티그룹 HSBC 등 세계의 초대형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전날 영국의 HSBC가 미국의 소매대출 계열사 손실로 34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에는 스위스의 UBS가 4분기중 80억스위스프랑(71억1000만달러)나 상각해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4분기에 80억~110억달러를 추가상각할 것이라고 밝힌 씨티그룹 역시 더 많은 손실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영국의 바클레이가 이날 자체적인 상각 규모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시장에서 100억달러 상당의 타격을 입었다는 루머가 나오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14억파운드(29억달러)에서 15억 파운드 정도의 손실을 예상했다. 소문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바클레이는 손실의 주범인 바클레이 캐피털과 결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씨티와 UBS 등이 메릴린치와 같은 기준으로 상각을 단행한다면 더 많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가치의 하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금융기관이 적지않다는 것이다.

UBS는 이와 관련 자체적으로 산출한 전망을 바탕으로 4분기 실적을 추정했다고 했고 씨티그룹은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담보가치를 고려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들고 있는 증권의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밸류에이션 판단의 객관적인 기준이 없으며 △대차대조표에 제대로 명시되지 않아 정확한 손실 추정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더불어 위험 관리 역시 쉽지 않다고 보았다.

베어스턴스가 전날 4분기에 12억달러를 상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논란이다. 회사측은 전문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상각을 구상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 투자은행이 디폴트에 대비해 보험에 들어야하는 비용 등에 대해 신경과민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구조화금융 소프트 회사인 프린시피아 파트너스의 더글라스 롱 부회장은 "금융시장이 겪고 있는 충격은 적어도 5, 6개월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존 피스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UBS의 4분기 상각액을 15억스위스프랑에서 80억 스위스 프랑으로 상향조정했다. UBS의 위험한 부채담보부증권(CDO) 투자가 메릴린치의 3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씨티그룹은 더 심각하다. 씨티는 이달초 CDO 투자가 430억달러에 달한다고 처음 공개했는데 이는 씨티의 서브프라임 관련 증권 투자액 550억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하워드 메이슨은 "씨티그룹은 CDO자산의 20% 정도를 상각했는데 이는 메릴린치나 모간스탠리의 30%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동급으로 올리면 상각을 대거 더 해야한다는 판단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