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통합 갈등 "봉합은 했는데…"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1.14 17:39
민주당과의 합당 문제를 놓고 불거진 대통합민주신당 내홍이 일단 '봉합'됐다. 이해찬 김근태 선대위원장의 강한 '반발'을 정동영 후보의 더 강한 '호소'가 감싸면서 나온 결론이다.

애당초 신당이 선택할 길은 많지 않았다. 이른바 '4자 회동' 결과를 수용하고 협상을 진행하는 것과 재협상을 벌이자는 것 외에 다른 수는 없었던 것.

이 두 개를 놓고 14일 격론이 벌어졌다. 선대위원장, 상임고문, 최고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다. '수용'과 '재협상'은 팽팽했다. '대선 승리'라는 목표는 같았지만 방법론은 달랐던 셈이다.

친노 진영과 김근태계 등은 강력히 반발했다. 발언 수위도 높았다. 이해찬 선대위원장은 "최고위원회 결정(재협상)을 변경하면 당내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김근태 의원도 "후보와 대표가 재협상 결단을 내리는 것 외에 길이 없다"고 압박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당대당 통합보다 선거연합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며 가세했다.

반면 "전장에 나가는 장수에게는 황제의 권한도 준다"(천용택 전 의원) "손잡고 후보를 보호하자"(문희상 의원) 등의 의견도 밀리지 않았다.

결국 3시간여 동안 듣기만 했던 정 후보가 판을 정리했다. 그는 "공천, 총선과 무관하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반발 기류 이면에 있는 걱정부터 잠재우겠다는 의도였다. "대선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총선과 당권에는 티끌만큼 관심도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쟁터에 선 장수 심정이다. 제가 말에서 끌어내려지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걸로 정리됐다. 정 후보의 절박감이 반발파보다 더했다는 얘기다.

또 후보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크게 고려됐다. 한 초선 의원은 "합당 추진 과정에 문제가 있지만 이에 계속 문제제기를 할 경우 정 후보를 공격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인지 이날 회의에서도 합당을 진두지휘한 정 후보보다 오충일 대표를 향한 비판이 집중됐다.

다만 이대로 갈등이 치유될 것 같진 않다. '일단' 협상을 재개하는 데 무게를 실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무엇'을 논의할지 애매한 게 문제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4자회동 내용 자체를 재협상하는 게 아니고 후속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협상의 성격을 "정치 협상"이라고 규정,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뿐 아니라 협상 파트너인 민주당과의 대화도 문제다. 민주당은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는 입장.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만일 신당측이 4인회동 합의문 변경을 시도할 경우 민주당은 일절 협상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선수를 쳤다. 선점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들린다.

향후 협상과정에서 진통이 적잖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양당의 통합이 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발을 빼기에는 양당 모두 뒷감당을 할 만한 여력이 없는 게 범여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