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논란 장기화 "삼성 경영계획 수립 발목"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7.11.14 17:16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그룹 법무팀장)의 폭로로 불거진 삼성 비자금 사건의 불똥이 정치문제로 비화되면서 장기화에 따른 삼성 그룹의 경영난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특검 기간이 최대 180일까지 연장 가능하게 되면서 장기화의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14일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이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ㆍ관리 및 뇌물공여 의혹사건과 불법상속 의혹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 삼성 비자금 폭로 문제가 정치쟁점화 및 장기화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통상 50여개 계열사의 신년 사업계획을 매년 11월 중순에 협의하는 데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영계획 수립에 지장을 주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국내 경영은 물론, 글로벌 신인도와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연간 15조원 전후의 투자에 대해 각 계열사별 중복투자 방지와 역량 집중을 위해 매년 11월 중하순에 계열사의 신년계획을 그룹 전략기획실에서 취합해, 이를 종합 검토한 후 각 계열사와 협의를 거쳐 새해 계획을 짜고 있다.

이같은 작업이 집중되는 11월에 김 변호사의 폭로와 공방이 진행되고, 특검 도입까지 발의되면서 쟁점이 확산돼 그룹 전체의 신년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한편, 글로벌 신인도 하락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와 환율 문제 등으로 내년 경영 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비자금 문제까지 정치문제로 비화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오는 19일 이병철 회장 20주기 추모식이나 12월1일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을 계기로 올 상반기 위기론을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해 장기화되면 기업의 역량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도 김 변호사 폭로 문제가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의구심이 있으면 특검이든 검찰이든 문제를 빨리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민단체나 삼성 측(제진훈 제일모직 사장과 이우희 전 에스원 사장)이 고소 고발을 한 만큼 진실이 빨리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진실공방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 경영 난항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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