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로 인수 '첫걸음' 뗐다

머니투데이 윤미경 기자 | 2007.11.14 16:42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인수성공하면 하나로 지분 43.6%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의 새주인이 되기 위한 첫발을 뗐다. SK텔레콤은 지난 13일 밤 하나로텔레콤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에게 인수제안서를 제출했고, 14일 골드만삭스는 하나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SK텔레콤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14일 골드만삭스는 하나로텔레콤 지분 38.9%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SK텔레콤을 선정했으며, 이 지분은 AIG (American International Group), TPG, TVG 캐피탈 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하나로텔레콤 지분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빠른 시일내에 하나로 인수를 위한 첫번째 과정인 실사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사과정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이사회 승인을 거친 다음에 가격협상을 마무리짓고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을 하게 된다.

SK텔레콤은 하나로 인수가격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지만, 대략 주당 1만2500원 정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은 하나로텔레콤의 14일 종가인 주당 1만800원보다 1700원 높은 금액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이 이 가격을 제시했다 치더라도, 실사후 주가변동과 기업가치 평가에 따라 협상가격이 조정될 개연성도 없지 않아 최종 인수가는 좀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국내 통신시장 판도변화 예상

만일 SK텔레콤이 뉴브리지-AIG가 보유한 하나로텔레콤 지분 38.9%를 인수하는데 성공한다면, 하나로의 3대주주였던 SK텔레콤은 하나로 지분을 43.6%까지 늘리며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유무선 통신시장 판도변화도 불가피하다. 현재 34조원에 이르는 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의 매출 비중은 10조원 정도다. 그러나 연매출 2조원 규모의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게 되면,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시장에서 명실공히 유무선 종합통신회사로 자리를 굳힐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의 하나로 인수는 KT그룹과 LG그룹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벌써부터 KT와 KTF의 합병설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유무선 종합통신회사로 자리를 굳히게 되면, KT도 KTF 합병을 통해 유선과 무선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개편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LG그룹 역시 LG데이콤을 필두로 LG파워콤과 LG텔레콤의 구조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LG그룹은 4년전 하나로 인수에 실패한 쓰라린 아픔이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의 손으로 넘어간 하나로텔레콤을 더욱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외자, 투자 4년만에 수익 '목표달성'?

현재 하나로의 최대주주인 뉴브리지-AIG 펀드도 이번 매각협상이 별탈없이 성사된다면 충분한 '수익성'을 달성하게 될 전망이다.

뉴브리지-AIG가 보유한 하나로 주식은 총 9140만주로, 만일 주당 1만2500원에 거래가 성사되면 인수가격은 1조1400억원대가 된다. 이 경우 4년전 5억달러(당시 약 5850억원)를 하나로에 투자했던 뉴브리지-AIG는 4년만에 최소 5000억원 이상의 투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 환율하락을 감안해도 연 수익이 1000억원에 이른다.

뉴브리지-AIG가 하나로에 투자할 당시만 해도 하나로는 자본대비 156%가 넘는 부채를 안고 있었는데, 현재 부채비율은 108%로 줄었다. 또, 하나로 경영권을 장악한 후 두루넷을 인수하면서 가입자를 360만명으로 늘렸고, 하나TV 런칭을 통해 하나TV 가입자도 66만명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게다가 올들어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되고 재무구조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외자가 경영권을 장악한 지난 4년동안 하나로텔레콤은 중장기 성장의 토대가 되는 투자는 게을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터라, 이 같은 상황이 인수조건에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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