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한·미 FTA 문제있다"(상보)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7.11.14 16:30

의약품관련 협정 등 미국측 협상단 민주주의 과정 저해

↑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2001년)인 조셉 스티글리츠 美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한국측 사람들이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할 정도로 한국은 불리했다"며 "의약품 관련 협정 등 미국은 공정하지 못한 자세로 민주주의 과정을 저해하면서까지 협정을 맺었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4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된 '2007 서울국제금융컨퍼런스'에 참석해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 무역대표부 홈페이지에 가보면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얼마나 불리하게 협정을 맺었는 지 알 수 있다"며 "미국 대표부는 홈페이지에 한국과의 협상에서 승리했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대표부가 다른 나라와 FTA를 맺었을때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또 "지금 중국 증시가 과열된 측면이 있는데, 보통 경제위기는 주식시장이 한창 좋다가 어느 한순간 붕괴할 때 나타난다"며 "최근 중국 정부가 나서서 자국민들의 해외투자를 허용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서울이 국제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서울은 우수한 인적자본과 통신기반 등 국제금융도시로서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며 "유럽의 금융강국이라 평가받는 스위스나 룩셈부르크 처럼 한국도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있지만 규제개혁 등 다양한 제도 개선으로 이들 나라처럼 충분히 금융 허브도시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정부 정책의 방향에 관해 "국가가 아무리 성장을 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불행하면 소용 없는 것"이라며 "국가는 국민 대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해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미국이 지난 수년간 16% 정도 GDP 기준으로 성장했지만 국민 개개인별 소득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 했다.

그는 IMF와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 경제기구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국의 외환위기때 IMF가 필요이상 개입해 국가의 권리까지 침해한 것은 잘못 한 것"이라며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시절 IMF가 우리나라에 주문했던 경제정책들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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