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잃어버린 10년 아닌 위기 극복의 10년"

김성휘 기자 | 2007.11.13 17:52

표몰이 속도전…"영광의 10년 만들어달라" 호소

대선을 36일 앞둔 13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광주와 전주를 잇따라 방문하며 호남 지지세 확산에 잰걸음을 내딛었다.

정 후보는 이날 하루동안 광주전남과 전북 두 곳의 선대위 발대식을 치러냈다. 광주에선 시간을 쪼개 이 지역 시민사회 원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른 아침 서울에서 선대위 회의에 이어 또다른 공개일정을 소화하고, 문국현 권영길 후보와의 3자 회동까지 참석했다.

갈길 먼 정 후보로선 일분일초도 허투루 쓸 수 없다는 각오를 보인 셈. 특히 이날은 하루 전 민주당과 통합에 합의한 여세를 몰아 호남의 전통적 지지층에 '정동영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정 후보는 '잃어버린 10년'이란 한나라당 주장에 반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정 후보는 광주 구동체육관서 열린 광주전남 선대위·가족행복위 발대식에서 "야당의 정치적 선동이 먹히고 있다"며 "지난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위기극복의 10년, 발판의 10년이었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 꼭 10년 전인 97년 11월 IMF시대가 열렸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정 후보는 "다른 것은 다 잊어도 장롱 속 결혼반지와 금반지를 너도나도 꺼내들고 은행 앞에 줄지어 섰던 그 순간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않느냐"며 표심을 자극했다.

IMF 위기를 불러왔던 세력에게 정권을 내줘서는 안된다는 얘기였다. 정 후보는 이어 "외환위기 이후 위기극복의 10년에 이은 영광의 10년은 다시 이곳 광주에서 만들어주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화답하듯 광주·전남의 지지자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2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동체육관엔 3000명 가량이 몰려, 1000여명은 밖에서 스크린으로 실내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통합' 선물들고 호남 왔지만= 민주당과 합당 합의는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당내 일각서 반발이 일고 합당 조건 재협상론까지 등장하는 상황.


공교롭게 이날 선대위 발대식엔 '친노'의 수장 격인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이 불참했다. 손학규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이 모두 함께 한 만큼 이 위원장의 빈자리는 작지 않았다. 민주당과 합당 추진에 대한 항의의 표시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발대식 인삿말에서 "지난 위기극복의 10년을 발판으로 영광의 10년을 열기 위해 우리가 힘을 합치는 길밖에 없다는 뜨거운 마음으로 단일후보와 통합에 합의했던 것"이라며 "우리가 하나되면 승리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열정 있고 청사진도 있는데= 이에 앞서 정 후보는 광주 시내 한 식당에서 지역 원로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광주가 지난 10년 아무 조건 없이 지지하고 성원해주셨는데 (광주에) 돌아온 것은 참담한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자존심을 보상해드리겠다고 감히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열정도 있고 청사진도 있는데 아직 국민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고, 전남도민과 광주시민의 마음도 활짝 열지 못했다"며 "광주전남에서 믿음을 얻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부산과 서울시민의 지지를 얻어 보수세력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 없게 몸을 던져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오는 14일 춘천에서 강원 선대위 발대식을 여는 등 전국을 누비는 표몰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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