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는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세계석학들과의 좌담회를 마련했다. 김창엽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는 영국의 엘리어스 모셜러스 교수, 미국의 리처드 솔트맨 교수, 캐나다의 조지 마실돈 교수가 참석했다. 다음은 좌담내용이다.
-김창엽 심평원장(이하 김 원장)〓 한국에 건강보험이 도입된지 30주년이 됐다. 특히 신흥국가에서 발전했고 건강보험제도가 빠르게 정립됐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건강 보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겠나?
▶리처드 솔트맨 교수(이하 솔트맨)〓 한국이 건강보험을 시작했을 당시인 1970년 후반은 경제적으로 팽창하면서 빠른 발전을 하던 때다. 그럼에도 건강보험제도를 천천히 정착시킨 것은 놀라운 일이다. 게다가 한국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재정적인 문제를 피해왔다. 그 이유는 건강보험제도를 한꺼번에 정착시킨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엘리어스 모셜러스 교수 (이하 모셜러스)〓 한국은 50여년전 전쟁을 이겨내고 기적을 만들어낸 나라다. 경제적으로 정치적(정부)으로 빠른 발전을 이뤘다. 건강보험제도도 이같은 영향을 받았다 .게다가 한국의 건강보험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3%에 불과한데 이는 다른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의 아주 낮은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큰 문제 없이 잘 정착한 것 같다.
▶솔트맨〓 선진화된 사회는 풀기힘든 비슷한 딜레마에 처하게 될 것이다. 우선 출산율의 변화는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새로운 구조를 필요로 한다. 다음은 재정적인 문제다. 유럽의 경우 경제적 성장에 한계가 있고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사회적으로 보장하던 부분을 개인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GDP의 30%를 의료관련 지출을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의료관련 지출에 더 많은 돈이 들 것이고 이를 개인들이 지불할 것이다.
▶마실돈〓 결국은 의료관련 비용에 누구의 돈을 쓸 것이냐는 문제다. 개인적으로 해결할 것이냐 공적으로 해결할 것이냐는 것이다. 사적인 영역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은 의료소외 계층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공적인 영역을 지키도록 노력하지만 저성장이라는 현실적인 한계를 해결하기 어렵다. 고령화도 위협이다. 다만 북미나 유럽처럼 이민자들이 많은 경우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김 원장〓 그렇다면 한국 건강보험제도만의 위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
▶마실돈〓 정부가 할 일은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잘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만큼의 사적인 재정을 공적인 영역으로 흡수할 것이냐도 고민해야할 부분으로 안다. 자영업자 비율이 너무 높아 건강보험료 징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솔트맨〓 건강보험 뿐 만아니라 연금등 고령화에 따른 다른 복지제도와 긴밀한 연동도 필요하다. 사회보장과 건강보험을 잘 통합해야 국민들이 안정된 노후를 살 수 있고, 사회도 안정화 된다.
-김 원장〓 한국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조언 감사하다. 대내외적으로 우리 건강보험제도는 여러 위기에 노출돼 있다. 제도가 안정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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