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골드만삭스, 정말 이상없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13 14:49

(상보)실적, 신용경색 비껴가… 과다한 '레블3' 보유해 월가 촉각

사실상 유일하게 신용경색의 상처를 입지 않은 골드만삭스는 정말 괜찮은 것일까, 아니면 신용경색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할까.

지난 3분기말 현재 씨티그룹, 메릴린치보다 더 많은 '위험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골드만이 증권감독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레블3' 자산은 지난 8월말 현재 전체 자산 1조500억달러의 6.9%를 차지했다. 씨티그룹의 레블3 비중은 5.7%, 메릴린치는 2.5%를 차지했다.

레블3 자산은 시장 가격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평소 밸류에이션을 객관적인 신용평가사가 아니라 투자한 회사 내부 모델로 측정한다.

3분기 '깜짝 실적'을 내며 월가 금융기관중 유일하게 선전해온 골드만삭스다. 하지만 위험자산이 적지않은 것으로 나타나며 '대규모 손실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골드만삭스 측은 "회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자산에서 비정상적인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메릴린치는 3분기 84억달러를 상각, 22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는 회사 설립 이후 최대치다. 경쟁사인 골드만삭스는 하이일드 대출에서 14억800만달러를 털어내고도 79%나 증가한 3분기 순이익을 기록, 월가를 놀라게 했다.

골드만을 둘러싼 의혹의 중심에는 레블3 자산이 있다. 골드만은 씨티나 메릴린치보다 더많은 레블3 비중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도 크다.

이에 대해 골드만의 최고회계책임자(CAO)인 사라 스미스는 지난 9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레블3로 분류된 자산이라고 해서 정확하게 가격 산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며 "회사는 당시의 현실 그대로 적절하게 분류를 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레블 3자산은 8월말 전체적으로 720억달러(6.9%)에 달했다. 다른 회사가 소유한 것을 제외한 골드만의 투자 규모는 509억달러에 달한다. 전체 자산의 4.9%에 해당한다. 상당한 비중은 사모펀드와 부동산 투자가 차지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골드만의 레블3 비중은 3분기중 33%가 증가했다. 이유는 차입매수(LBO)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고 이 과정에서 회사측이 의도하지 않게 대출 자산을 대거 떠안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대출 자산이 레블3로 강등되면 그 가치를 상각했다고 해명했다.

골드만의 대변인인 루카스 반 프락은 "레블 3에 속한 자산의 가격 산정이 어렵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현재의 감독 규정에 따르면 대규모 사모펀드와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지닌 금융기관은 상당한 수준의 레블 3 자산을 갖는 게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FAS 157'로 불리는 금융 회계기준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은행들이 자산 가치의 하락(문제점)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레블1자산은 시장 가격으로 즉시 매매가 가능하다. 레블2는 확인가능한 수치를 입력해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자산, 다시말해 시장에서 유사한 종류의 가격이 형성되는 것을 가리킨다. 레블3는 가격을 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잠재적인 이익과 손실을 회사 내부 기준에 의해 할 수 밖에 없다.

경쟁사보다 훨씬 많은 레블3 자산을 지닌 골드만삭스를 두고 의심이 증가하는 이유다.

모간스탠리의 3분기말 기준 레블3 자산은 7.4%로 골드만보다 조금 많다. 모간은 지난주 10, 11월 두달 동안 서브프라임 시장 침체로 37억달러를 상각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대부분 손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담보로한 부채담보부증권(CDO)와 연관이 있다고 공개했다. 메릴린치는 3분기 상각으로 CDO 규모가 150억달러로 줄었다고 했고 씨티그룹은 430억달러의 CDO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씨티는 최대 110억달러의 추가상각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골드만삭스가 회사의 방침대로 레블3 자산 가격 변화를 현실에 맞게 하고 있다고 했지만 투자자들은 경쟁사와 같은 대규모 상각 가능성을 배제하지않고 있다. 전문가들의 시선도 차갑다.

피프스 서드 자산운용의 존 피셔는 "골드만이 완전하다고 믿기 어렵다. 골드만의 손실은 다른 회사에 비해 작을 수 있지만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220억달러를 운용하는 피셔는 골드만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을 과거 12개월간 모두 매각했다.

도미니온 채권평가의 로저 리스터 수석 연구원은 "레블2 조차도 가격 산정이 어렵다. 레블3는 물론 레블2에서도 상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수개월동안 채권시장에서 가격을 제때 확인할 수 있기 어려웠다. 레블 3 자산이 요동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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