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30년 ‘과거와 미래’…국제 심포지엄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7.11.13 13:36

각계 500여명 참석해 성황…경제성장둔화·고령화·저출산 장벽

↑ 이날 국제심포지엄에는 5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 1977년 우리나라에 건강보장보험이 도입된 지 꼭 30년이 지났다. 국내 건강보험 도입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13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부터 양일간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성취를 넘어 미래로’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표에 나선 세계적인 석학들은 한국의 건강보험제도가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선진국들이 이미 겪고 있는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에 대비하라고 입을 모았다.

심포지엄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심포지엄 첫날 정책결정자, 건강보험업무 종사자, 의료공급자 및 국내외 일반참가자 등 각계 5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창엽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건강보장제도는 30년 만에 전국민이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수 있을 정도로 급성장했다”며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인 운용과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강화 등 아직도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에 국내외 보건 의료정책 분야의 석학들이 모인 만큼 앞으로 과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첫날 행사에서는 영국의 엘리어스 모셜러스(Elias Mossialos) 교수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신영수 교수가 기조연설을 했다. 신영수 교수는 “한국은 19977년 직장의료보험을 시행하고 불과 12년 만에 전국민건강보함제도를 실시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단기간에 의료보험체계를 세운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의료보험제도가 단기간에 자리를 잡음으로써 무시할 수 없는 내재적 한계점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이 건강보험 도입에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앞으로는 다른 양상을 띨 수 있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과거와 같은 압축 고성장을 하기 힘든 상황이 왔다”며 “경제 성장률의 둔화는 건강보험의 재정적 여력의 한계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고령화, 저출산, 개인주의 성향의 강화 및 사회연대의식의 약화, 복지국가개념의 약화등도 건강보험체계를 위협사는 요소들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건강 개념의 확장과 새로운 지배구조 체계의 확립, 의료공급자와 협력적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종 예방의료 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적용이 이뤄져야하며 정부도 건강보험과 관련된 행위주체들 간의 타협과 양보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며 “건강보험과 의료공급자가 현재와 같이 갈등적인 관계가 아니라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동반자의 관계로 재정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엘리어스 모셜러스 교수는 기조발표를 통해 “한국의 의료비 지출을 보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아주 낮은 수준”이라며 “의료제공 수준이 지출수준에 비해 높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모셜러스 교수는 “한국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이민자들이 많지 않아 저출산과 고령화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노인과 아동을 위한 장기요양시설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재 아동과 노인을 돌보는 역할을 해온 여성들이 일을 할수 있게돼 잠재적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한국의 보험제도를 보면 소득의 이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개인적은 부담을 늘리기보다는 공공영역의 부담을 당분간 이어가야 빈곤층이 의료혜택에서 소외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세션 1은 ‘아시아 국가 건강보장 발전모델로서의 한국건강보험제도의 의의와 시사점’, 세션 2는 2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한국건강보장의 도전과 전망’ 및 ‘건강투자, 사회투자와 건강보장’으로, 세션 3은 ‘한국건강보장의 발전을 위한 미래 과제’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 및 토론이 이뤄진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14일까지 이어지며 의료 및 건강보험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 24명(국외 10명, 국내 14명)이 차례로 주제 발표를 한다.

↑ 김창엽 심평원장이 심포지엄 개회를 알리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허웅 전 여친, 이선균 공갈사건 피고인과 같은 업소 출신
  2. 2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3. 3 "허웅이 낙태 강요…두 번째 임신은 강제적 성관계 때문" 전 여친 주장
  4. 4 "손흥민 이미지…20억 안부른 게 다행" 손웅정 고소 부모 녹취록 나왔다
  5. 5 강제로 키스마크 남겼다?…피겨 이해인, 성추행 피해자 문자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