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1만3000 붕괴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1.13 06:46

'위기감', 반발매수 압도… 기술·에너지주 줄줄이 급락

다우지수가 지난 8월16일 이후 처음으로 1만3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블루칩 저가매수세가 형성됐지만 신용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데다 기술주와 에너지 관련주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약세로 출발한 미국증시는 장초반 혼조세를 보인 끝에 다우지수가 장중반 전날대비 15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면서 반등 양상을 보였으나 장마감이 다가오면서 하락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5.44포인트(0.43%)하락한 1만2987.55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지수는 14.52포인트 (1.0%) 떨어진 1439.18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들이 포진한 나스닥지수 역시 43.81포인트 (1.67%) 물러선 2584.13을 기록했다.

약세로 출발한 미국증시는 장초반 혼조세를 보인 끝에 다우지수가 장중반 전날대비 15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면서 반등 양상을 보였으나 다시 장마감이 다가오면서 하락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 금융주 반등 시도 무산..혼조 마감

부진을 면치 못하던 금융주 등 블루칩이 이날은 시장에 반등에너지를 제공하는 듯 했다. 서브프라임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IV(구조화투자회사)의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한 슈퍼펀드 규모가 750억달러로 확정됐다는 언론보도로 슈퍼펀드에 참여한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의 주가가 한때 일제 강세를 보였다.

슈퍼펀드를 주도한 씨티그룹은 전날에 비해 1.4% 상승한 33.57달러로 마감했고, JP모간도 0.2%상승을 유지했다. 그러나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장 막판 매도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0.1% 하락세로 반전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슈퍼펀드가 다음달 중순 본격적인 자금 운용에 들어가면 대형 금융기관들의 추가적인 부실우려와 유동성 압박을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다. 이들 3개 은행은 또 여타 금융기관의 슈퍼펀드 조성 동참을 허용하기로 결정하고 향후 10일 동안 추가 참여자를 모집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HSBC 홀딩스 역시 부실채권으로 인해 10억달러에 달하는 대대적인 상각이 필요할 것이라는 더 타임즈의 보도로 주가가 급락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중심부에 있는 컨트리와이드는 감독기구에 대한 보고서에서 회사채 등급이 투기채로 전락할 경우 심각한 위기가 닥칠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주가가 10.98% 급락했다.

◇ 구글 MS 등 기술주마저 줄줄이 급락...에너지 관련주 하락주도

신용경색현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여겨졌던 기술주 역시 금융시장 전반의 침체에서 자유로울만큼 탄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파산가능성까지 제기된 E트레이드의 주가급락은 기술주 전반의 부진을 주도했다.

E트레이드는 이날 무려 59% 하락한 3.55달러로 장을 마쳤다.
E드레이드는 지난주 금요일 자사가 보유한 자산담보부증권의 포트폴리오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4분기에 추가 상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씨티그룹은 11일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하면서 "파산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우려를 더했다. 씨티그룹은 "E트레이드는 잠재 부실 채권과 상각 등을 위해 5억달러를 추가로 적립해 놓았다. 4분기에도 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당 700달러를 가볍게 넘어서며 800달러를 넘보던 기술주 선두주자 구글도 4일 연속 하락하며 고점대비 15% 이상 물러섰다. 구글주가는 이날 4.8% 하락한 632.07달러로 장을 마쳤다.

메릴린치는 이날 마이크로 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금융회사들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소프트웨어 판매가 둔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전날에 비해 35센트 떨어진 33.38달러로 마감했다


애플은 지난주말 유럽시장의 아이팟 출시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로 인해 7% 급락했다.

그나마 캐나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코그노스를 4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IBM 주가가 1.2달러 오른 101.45달러로 마감, 눈길을 끌었다.

코그노스는 오라클, SAP 등 이른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전문 업체이며 인수 가격 주당 58달러는 코그노스의 지난 주말 코그노스의 종가에 9.5%의 프리미엄을 더한 금액이다. 코그노스 주가는 7.9% 오른 57.15달러로 마감, 단숨에 인수가격대로 올라섰다.

경기회복 둔화우려로 유가와 금속가격이 급락하면서 에너지 원자재 관련주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 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세계 최대 정유회사인 엑슨모빌은 2.31달러 하락한 84.54로 마감, 8월 이후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세계 2위 구리생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 역시 10% 이상 급락한 99.25달러로 장을 마쳤다.

◇ 원자재 에너지 유가 급락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금값이 급락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선물값은 지난주말에 비해 온스당 27달러(3.2%) 급락한 807.70달러에 마감했다. 은 선물 가격도 5% 급락, 온스당 14.762달러로 장을 마쳤다.1월 인도분 플래티넘은 온스당 35.20달러 떨어진 1390.80달러를 기록하는 등 금속가격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위즈덤 파이낸셜의 트레이더 재커리 옥스만은 "(엔-달러)캐리 트레이딩이 청산되면서 대대적인 금 매도 현상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엔화자금을 조달, 달러 자산에 투자했던 자금들이 반대거래에 나서면서 그 여파로 달러화가 유로대비 강세로 돌아섰고, 이로 인해 달러화와 대체관계에 있는 금가격이 급락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4546달러로 전날의 1.4670달러에 비해 1.24센트 하락(달러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110.01엔으로 전날의 110.67달러에 비해 하락, 엔화 강세를 이어갔다.

시장관계자들은 미국 증시 약세가 지속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딩 청산여건이 형성, 엔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00달러선을 향해 치솟던 국제유가는 95달러선 아래로 물러섰다.

12일(현지시간)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1.7달러(1.8%) 하락한 94.62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장중한때 93.54달러까지 내려가는 약세를 보였다.
이로써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듯했던 국제유가는 지난 6일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누아이미 석유장관은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 회의에서 증산계획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던 달러가치가 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유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중국의 지난달 원유 수입이 지난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데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2년만에 최저치를 하락하는등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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