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합하는 신당·민주당 모두 '윈윈'?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1.12 16:25
범여권이 일단 뭉쳤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방식이다. '후보 단일화'보다 한 발 더 나간 모양새다. 그간 '세력 통합'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이 입장을 바꾼 덕이다.

4개월전만 해도 "정당은 정책과 노선이 같아야 한다"고 했던 민주당이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선 "지역주의 세력"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특히 두 정당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 세력들간에는 앙금이 적잖다. '탄핵의 주역' '분당의 주역' 등 당시의 감정은 여전하다.

그런 두 당이 이제 한 살림을 차린다. 대선을 불과 한달 앞둔 시점. "이혼한 뒤 재결합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아냐"는 말이 어느새 "이혼한 뒤 재결합하면 더 잘 산다"는 논리로 변했다.

◇왜 합치나 = 범여권이 한 살림을 차리게 된 배경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물론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도 밀리는 현실이 출발점이다. 범여권 주변에서는 "위기이자 기회"라는 말이 자주 회자된다.

신당의 한 핵심 의원은 "정동영 후보가 10%대의 지지율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3자 구도가 유지되면 결코 불리한 싸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돌파구'로서 세력간 통합을 사고했다는 얘기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도 "후보 단일화만으로는 시너지가 안 나기 때문에 세력 통합까지 고민한 것"이라고 했다.

◇효과 있나 = 물론 효과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지지율 10%대 후보와 2%대 후보간 결합, '도로 민주당' 등 벌써 비판이 거세다. 1997년 DJP 연대나 2002년 노무현 정몽준 단일화때와 같은 필요성이나 감동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이번 통합의 목표치를 낮추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통적 지지층 복원을 위한 단초라는 것. 이른바 '안방론'이다.


신당 한 의원은 "양자 대결의 경우 자신의 지지층에다 중도 세력까지 껴안아야 하지만 3자 구도는 전통 지지층만 확실히 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통합으로 전세를 역전시킨다기보다 전열을 가다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도 "97년 김대중 대통령,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이들을 다시 모아 내기 위해서는 일단 대오를 하나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당-민주당 '윈윈'? = 겉모양새만 보면 민주당이 더 얻은 것처럼 보인다. 신당(140석)의 10%로 안 되는 의석에도 불구, 일대일 통합을 이끌어 냈고 공동 대표자리까지 챙겼다.

게다가 전당대회를 내년 총선 이후로 미뤄 총선 공천권까지 일정 정도 보장을 받았다. 대신 '국정 실패 세력 사과'나 '친노 세력 배제' 요구는 사실상 접었다. 실리를 취하기 위해 명분을 포기한 셈이다.

반면 신당 입장에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이을 정통성을 되찾았다. 범여권 인사는 "DJ와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하나가 되는 것 아니겠냐"고까지 했다.

여론지지율에서 적잖은 격차를 보이고 있는 만큼 후보도 신당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 밀린 것 같은 '일대일' 통합 역시 밀린 게 아니라는 자평이다. 한 당직자는 "그간 수많은 합당 과정을 돌이켜보면 일대일 방식이었다"면서 "시작은 그렇게 하지만 결국 내용과 실제 세 싸움으로 결판이 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4. 4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5. 5 "아시아나 마일리지 자동소멸? 전용몰은 다 품절"…쓸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