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중년의 불청객, 중풍

최도영 경희의료원 침구과 교수 | 2007.11.13 16:35
지구의 온난화로 우리나라의 기후도 아열대로 변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어김없이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평소 혈압이 높거나 이유 없이 가끔 어지럽고 어느 한편의 팔다리에 힘이 없고 저리는 감이 있는 중년들은 내가 혹시 풍이 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나라 질병사인 분류상 순환기계통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인 중풍은 겨울과 초봄 사이에 50%가 발생한다.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오르며 또한 혈관 내로 흐르는 혈액의 점성도가 높아지고 혈액의 흐름이 느려져 혈관이 쉽게 막힐 수도 있고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운 날씨에는 항상 모자, 옷을 충분히 입거나 실내운동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 보온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잠 잘 때는 일반적으로 체온이 내려가게 되므로 보온에 각별이 유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중풍은 크게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진 뇌출혈로 나누어지며 평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잘 발생한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육식 위주의 식생활 등으로 구미 선진국처럼 점차 뇌출혈 보다는 허혈성 뇌경색이 많아지고 있다. 허혈성 뇌경색은 심장질환,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여성의 경우 피임약의 장기 복용 또한 그 원인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중풍의 원인을 주로 화(火), 담음(痰飮) 및 기허(氣虛)로 보고 있다. 화는 심장기능이 약하거나 정신적인 충격과 스트레스에 의하여 생겨나 풍을 발생시키며, 담음이란 몸속의 진액이 병리적 상태로 변질된 물질로, 특히 비만한 사람은 수분이 많아 담이 잘 생기며 담은 열을 내고 열은 풍으로 변화한다. 기허란 원기가 부족한 상태를 말하며 노화에 의한 노인성 중풍이 이에 속한다.

중풍은 초기에 응급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급히 병원으로 옮겨야 된다. 이송이 불가능한 경우 안정을 유지하면서 환자의 옷차림을 편하게 한다. 호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베개는 배지 않도록 하며 상태가 위급하여, 호흡이 힘들다면 베개를 어깨 밑으로 넣어서 목이 위로 약간 젖혀지게 하는 것이 좋다. 또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재빨리 환자를 옆으로 눕게 하여 구토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구토가 완전히 멎은 후에는 따뜻한 물로 입안에 남아있는 내용물을 깨끗하게 제거시켜 주어야 한다. 이때 환자의 등을 두드려 구토를 도와주는 것은 오히려 혈압을 올리므로 삼가야 한다.


다음으로 집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소독된 침이나 바늘로 열 손가락 끝 부분인 십선혈을 찔러 피를 약 2-3방울 출혈시키거나, 코와 위 입술 사이에 위치한 인중혈에 침을 놓을 수 있는데 이 방법은 응급상태를 회복시키기 위하여 한방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한방의 중풍 구급약인 우황청심원을 환자에게 먹이는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우황청심원이 뇌혈류 및 대사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응급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의식이 흐리거나 물 또는 침 사래가 드는 경우에는 치료 효과보다 흡인성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복용시키지 말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중풍에 대한 응급처치로 사혈할 때 사용되는 삼릉침으로 십선혈(十宣穴, 열손가락 끝)을 찔러 출혈시키며 구급혈로 많이 활용되는 인중(人中), 승장(承漿), 합곡(合谷), 십정혈(十井穴) 등의 침 자리에 침을 놓는다. 또한 경과에 따른 한약물 치료, 침구치료 및 물리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중풍을 맞은 후에는 많은 치료방법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휴유증을 남기게 되므로 평소의 건강관리를 통한 예방이 최우선이다. 중풍을 예방하려면 평소 동물성 지방과 당분 및 염류의 섭취를 줄이고, 술과 담배를 삼가하며,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소화가 잘되게 항상 소식하며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비만한 사람은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며 항상 적당한 운동으로 몸과 마음을 경쾌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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