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이 하나가 됐다고 해서 바닥권의 지지율이 금세 돌변할 것으로 예상하긴 힘들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커녕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도 밀리는 게 엄연한 현실.
그럼에도 전통적 지지 세력을 재결집시킬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신당의 핵심 의원은 "지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세력들이 분열을 넘어 다시 통합으로 갈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적진의 '분열' 조짐이 있는 가운데 나온 통합 흐름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낳을 수도 있다. 범여권 인사는 "결국 계기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 BBK 관련 의혹 등의 흐름을 통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신당의 다른 의원도 "불계패할 수 있는 바둑을 일단 계가 싸움으로 만들 분위기는 조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범여권에선 특히 11월15일 전후를 1차 승부처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합당 흐름이 가시화되는데다 김경준씨가 귀국하는 시점이다. 게다가 오는 15일 10년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한 날. 통합과 반격의 한 주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물론 아직 통합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합당 절차, 후보 단일화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그러나 '공멸'의 위기의식이 막판 통합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오히려 '막판 샅바 싸움'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정동영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한 화답으로 잡혔던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간담회가 대변인 브리핑으로 대체된 게 대표적인 예. 정 후보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좀더 구체적인 것을 제안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도 담겨 있다.
통합 시점과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예상보다 앞선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현미 대변인은 성경을 인용, "새벽같이 올 수 있다"고 했고 다른 한 의원은 "정치적 결단으로 모든 게 이뤄질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창조한국당 문 후보와의 단일화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반부패'라는 고리가 '연대'를 넘어 단일화로 이끌 만한 견고한 주제는 아니기 때문.
또 총선을 대비해야 하는 정치 세력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고민은 깊게 하는 요인이다. 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이후 문 후보와의 단일화라는 2단계론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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