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STX重 기술유출,민사책임도 묻겠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7.11.11 14:47
두산그룹이 STX중공업 사장 구모씨와 김모씨 등의 기술유출 혐의에 대해 검찰에 진정서를 낸 데 이어 STX중공업을 포함한 책임 있는 모든 당사자에게 형사 뿐만 아니라 민사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두산이 지난 8월 진정서를 낸 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지난 9일 STX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 직장인 두산중공업의 해수 담수화 설비기술을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STX중공업 사장 구모씨(61)와 상무 김모씨(54)를 구속했었다.

두산은 특히 9일 나온 STX의 해명자료에 대해 '모럴해저드의 극치', '두산중공업과 전 임직원의 명예를 손상하고 격분케 하는 도발적인 처사'라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사주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두 사람이 모두 관여하고 있는 그룹 내의 유일한 회사다. 그리고 바닷물에서 소금기를 없애 식수나 공업용수로 바꾸는 '담수화 기술'은 세계 시장 40%를 석권하고 있는 두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두산그룹은 전현직 인력과 기술을 빼 가서 관련사업을 시작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STX중공업이 수주전에 뛰어 들 경우 저가공세를 통해 두산중공업의 이익을 침해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그룹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는 입장이다.

두산그룹이 STX그룹의 해명자료에 대해 이례적으로 반박자료까지 내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그룹의 운명을 걸고 M&A를 통해 손에 거머 쥔 최대의 성과물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과 핵심기술이 이처럼 심각하게 위협 받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STX그룹의 해명이 변명을 넘어선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EPC 사업은 매번 전혀 새로운 설계를 요하기 때문에 기존 자료를 그대로 원용할 수 없는 구조이므로, 유출해 간 기술과 자료는 영업비밀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론했다.


STX 주장대로라면 지난 7월 STX 중공업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라빅 지역에 담수 및 발전 플랜트 건설을 제의하는 사업제안서를 작성하면서 두산중공업에서 빼내 간 과거 플랜트 입찰서류의 기술적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여 사용했던 것은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두산의 얘기다.

두산은 'STX 중공업으로 전직해 갔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STX 중공업으로 전직해 가면서 두산중공업의 핵심적인 영업비밀을 훔쳐 갔으며, 이를 STX 중공업의 사업추진을 위해 실제로 사용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논점을 비켜간 얘기라는 것.

특히 두산은 명백한 사실과 배치되는 STX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STX는 구씨가 두산중공업의 플랜트 사업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구속된 구씨는 2003년 담수 사업을 총괄하는 담수BG장으로 재직했고 2004년 담수 기술연구원장을 지냈다는 것.

여기에다 'STX중공업은 두산중공업이 시도하지 않는 RO(역삼투압)방식의 사업을 추진할 것이므로 MSF(다단증발법) 및 MED(다중효용증발법) 방식의 플랜트만 제작하는 두산중공업에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즉 앞서 언급된 사우디아라비아 라빅지역의 담수발전 프로젝트의 수주를 위한 사업을 제안할 때 STX중공업이 과거 두산중공업이 건설한 MSF 방식의 쇼아이바 프로젝트의 기술을 그대로 이용했으며 두산은 이미 2001년도부터 RO 방식의 프로젝트를 수주해 왔다는 것.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2005년에는 미국의 RO설비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를 인수해 두산하이드로테크놀로지를 설립했고 올해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RO 플랜트를 수주했다. 또 정부의 대용량 RO 담수플랜트 개발 국책사업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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