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펀드 "한숨만 나오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7.11.12 09:29
가치주펀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POSCO와 현대중공업 등 중국 관련주와 대형주 위주의 오름세 확장이 두드러지면서 가치주들의 소외 현상으로 펀드수익률도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형주 주도의 증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가치주의 고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가치주는 오랜기간 시일이 지나야 빛을 내는만큼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조언한다.

1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가치주 펀드들은 대형성장주 펀드의 기세에 눌린 기색이 역력하다.

'가치주의 대명사'로 꼽히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 1'의 최든 3개월 수익률(기준일 11월8일)은 -4.14%에 불과하다. 지난 여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재시동을 건 증시에서 중국 관련 대형 성장주가 각광받고 가치주가 뒤로 밀린 분위기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대신운용의 '대신사이보스주식H- 5'은 3개월간 -7.43% 손실을 기록중이다.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 1ClassA'과 SEI에셋의 '세이고배당주식형'도 각각 같은 기간 -5.35%와 -1.73%의 수익률을 작성하고 있다.

또다른 가치주펀드의 대표격인 신영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 1 A'도 3개월간 3.58%의 수익을 내는 데 그친다.

지난 3개월 동안 전체 10억 이상 펀드의 평균수익률이 15.80%임을 감안하면 가치주펀드들의 약세가 대비되는 모습이다.

반면 대형주를 주로 편입한 성장형 주식펀드들은 기세를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3억만들기인디펜던스주식K- 1'은 3개월 수익률이 31.08%로 같은 기간 전체 펀드 평균 수익률을 2배 가량 웃돈다.


한국운용의 '네비게이터주식 1classA'과 KB운용의 '스타업종대표주적립식주식 1'도 각각 같은 기간 18.57%와 18.15%의 수익을 내고 있다.

코스피200을 주된 벤치마크로 삼는 대형 성장형펀드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별다른 벤치마크를 두기보다는 기업의 주식순자산비율(PBR)에 집중하는 가치주펀드들이 게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치주펀드들의 수익률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한다.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기는 했지만 모멘텀이 살아있고 기업의 기초체력 등을 감안하면 추가 반등시에도 대형주 위주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장은 "조정의 여파가 어디까지 갈 지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반등이 시도될 경우에도 대형주 모멘텀이 살아있어 펀드도 관련 종목 중심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연구원도 "중국 경제의 견실함과 이머징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유효하기 때문에 조정 이후 펀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가치주펀드는 꾸준한 투자가 생명인만큼 섣부른 환매 결정은 자제할 것을 권유했다.

메리츠증권 박 연구원은 "가치주펀드는 시장이나 시황에 투자하는 것보다 기업의 내재적가치에 방점을 찍기 때문에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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