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오른 昌의 뒤늦은(?) 후회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7.11.10 16:10

"달라졌다" 평가에 "사실 이렇게 했어야 했다"

▲북한산 등산 중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이회창 후보.


"정당도 없고 사람도 없이" 대선판에 뛰어든 뒤 정계 안팎에서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회창 후보는 10일 "사실 (지난 대선에서) 이렇게 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IT 업계에 종사하는 30~40대 중소기업인들과 북한산에 오른 자리에서다.

이 후보는 대선출마 공식 선언 후 서민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 놀라는 시각이 많다는 평가에 "정당 총재로 안주하고 자만했다. 그래서 행동하는 거나 밖으로 보이는 게 서민과 동떨어져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산길에 만난 한 분식집 주인이 "2002년 대선에서 (낙선하는 걸 보고) 일주일 동안 술만 마셨다"고 하자 "'죄인'이 여기 왔다. 잊지 않고 다시 오겠다"며 자신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정치를 재개하면서 다시 시작하는데 완전히 처지가 바뀌었다"고 현 상황을 받아들였다.

'초심' '밑바닥' 등의 단어도 빈번하게 사용하면서 남은 40여일 동안 "발로 뛰겠다"는 점을 거듭 부각시키는 모습. 산에 오르기 직전 이 후보는 잔뜩 몰려든 취재진에 등산객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부탁도 했다.

그는 "오늘 그동안 5년 동안 정치를 떠나 있다가 각 분야의 분들을 처음 만나는 날"이라며 정당이 없다는 점을 강조, "무소속 후보로 다니면서 사람들을 몰고 다니면 마음이 편치 않다. 통행이 지장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10년 동안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한 측근은 최근 이 후보의 '변신'에 대해 "저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캠프 인사는 "함께 다니는 사람 숫자도 대폭 줄여서 돌멩이 같은 게 날아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경호원만 동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적극적인 구애도 펼쳤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굳게 입을 닫고 있는 데 대해 "그분의 속마음은 알 수 없다. 그분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면서도 "참으로 (저와) 같이 가고 동조해주시면 고마울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BBK 주가조작사건'과 관련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건강관리 어떻게 하나.

▶일주일에 3~4번 한강둔치를 돌고 매일 아침 집에서 스트레칭을 한다.

-박 전 대표가 침묵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


▶그분의 속마음은 알 수가 없다. 그분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참으로 같이 가고 동조해주시면 고맙겠지만 좀 더 지켜보겠다.

-중소기업의 비전과 정책은 뭔가.

▶공약이나 정책은 아직 말씀드릴 계제가 아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말씀드리겠다.

-정책 면에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정책이 없는 게 아니다. 이미 대선을 두번 치렀고 구체적으로 공표할 때가 되면 (하겠다).

-BBK 사건은 어떻게 보시나.

▶잘 모른다. 말들을 많이 하는데 한편으로 잘못된 것일 수도 있고 진상을 잘 모르겠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햇볕정책' 말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봤다. 찾아보시면 알 것이다. 한반도 구상과 대북정책을 혼돈하고 있다. 한반도 구상은 이상이고 대북정책은 현실이다. 북한을 동반자로 만드는 것을 현실이고 냉철한 감각이 필요하다. 우선 북핵이 폐기돼야 하고 경협도 북한의 개혁개방과 연계돼야 한다.

-서민적 행보에 놀라는 시각이 많다. 변화의 동기가 뭔가.

▶사람이 갑자기 바뀐 것보다 정당 총재로 (있으면서) 안주하고 자만했다. 행동이나 밖에서 보이는 게 서민과 동떨어져 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정치를 재개하면서 다시 시작하는데 완전히 처지가 바뀌었다. 가장 낮은 단계에서 시작한다. 정당도 없고 사람도 없고 발로 뛰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했어야 했다.

-'살신성인' 발언이 자꾸 언급되고 있는데.

▶그만둘 거냐는데 나온 건 장난이 아니다. 적당히 해보자고 나온 건 아니다. 지금은 전환기다. 나라의 미래를 잡으려면 정권이 바뀌어야 하는데 안주하는 자세와 지금같은 상황으로 위기다. 대의와 목적은 정권교체다. 초심에서 신념을 가지고 반드시 승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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