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는 없나?' 위기의 뉴욕 증시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1.10 11:58

유가·달러·실적·상각 잇단 악재…FT "금리 인하 기대해선 안돼"

"비상구가 없다! 10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연일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있는 달러, 이어지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 대형 금융기관들의 잇단 상각 고백…"

미국 뉴욕 증시를 들여다 보면 호재는 온데 간데 없고 온통 악재 투성이다. 그동안 뉴욕 증시의 대세 상승기를 이끌어오던 기업 실적 호전은 자취를 감추고 실적 실망, 실적 전망 하향 조정 등 우울한 소식이 연일 머릿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 증시+원자재시장+외환시장 불안 고조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223.55포인트(1.69%) 떨어진 1만3042.74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2.52% 급락했다. 유가는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배럴당 96달러선을 다시 넘어섰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0.9% 오른 배럴당 96.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1주일안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입을 모았다. 리먼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스는 "다음주 선물 옵션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A.G 에드워즈&선스의 애널리스트인 에릭 위테나우어는 "유가가 이틀간 하락함에 따라 차익을 노린 투기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유가가 곧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는 유로에 대해 또 다시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갔다.(달러/유로 환율 사상 최고)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01% 오른 1.4678달러를 기록, 종가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장중 사상최고인 1.4752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음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달러/유로 환율은 연말까지 1.50달러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유로 환율이 1.50달러까지 치솟으면 결국 유럽중앙은행(ECB)도 외환 시장에 개입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인 110.76엔으로 떨어졌다.


전날 벤 버냉키 의장의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경고에 이은 퀄컴의 실적 전망 하향, 패니 매의 실적 부진, 와코비아의 상각 고백과 대손충당금 확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체이스의 4분기 실적 경고, 유가 상승 반전, 달러 사상 최저 또 경신 등 이날도 역시 숨가쁜 악재들의 향연이었다. 다우지수가 1만3000선을 지킨게 오히려 고마울 정도였다.

◇ "악재는 이어진다"…FT "섣부른 금리 인하 기대 금물

투자자들은 금융기관들의 추가 상각 발표, 유가 상승, 달러 평가절하 지속 등 악재들이 투자심리를 더 크게 훼손하기 전에 서둘러 보유한 주식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날도 와코비아가 11억달러의 상각을 고백하는 등 은행들의 추가 상각은 이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체이스 마저 신용경색이 4분기에도 이어진다면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에 나섰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투자전략가인 알렉 영은 "유례없을 정도로 악재들이 온통 시장을 뒤덮고 있다"면서 "100달러에 육박하는 유가, 주택 부문 침체 지속, 신용경색 여파 확산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이전보다 더 크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벡&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조 바티파글리아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이미 기업 순익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G 에드워드&손스의 투자전략가인 스캇 워렌도 "우리는 미국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기업 경영자들도 내년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오직 기댈 곳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 인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칼럼을 통해 원자재 가격과 달러 약세로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FRB가 함부로 금리 인하에 나설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경제지표가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이상 FRB가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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