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급부상에 李 '보수색깔' 강화

오상헌 기자, 정영일 기자 | 2007.11.08 18:53

일정취소에도 향군 행사는 참석...'상호주의' 대북정책 강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보수 유권자를 겨냥해 자신의 대북관과 북한 정책에 '보수색'을 가미할 조짐이다.

이 후보의 국가 정체성과 대북관을 문제삼고 나선 이회창 후보를 의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8일 오후 재향군인회를 찾았다. 이회창 후보의 대선 출마 후 정국 구상을 위해 다른 공개 일정은 모두 취소했지만 재향군인회 행사만은 달랐다.

다분히 대북 상호주의 등 강경책을 기본으로 이 후보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회창 후보를 겨냥한 행보다.

재향군인회 회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 행간에는 그간의 '대북 실용주의' 접근법과는 다른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 후보는 우선 한나라당이 지난 7월 유연한 대북정책을 천명하며 발표한 '한반도 평화비전(신대북정책)'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한반도 평화비전은 당내 대북 전문가인 정형근 의원이 가다듬은 것으로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맞춰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한반도 평화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을 담고 있다.

한나라당이 추구해 온 기존의 '상호주의' 대북정책에서 몇 클릭 '좌'로 이동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해 "한나라당의 공식 당론이 아니다"며 "저의 대북관정책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경선 캠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새 대북정책을 기본적으로 지지한다"고 한 것과 대비된다.

당시 이 후보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어내면서 한반도 영토조항은 그대로 둬 전략적이고 유연하게 대비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한나라당 예비후보로서 기본적으로 당의 공식 입장을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연에서 "저의 대북정책은 북한이 개혁,개방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그 열매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폐기시 북한의 경제발전을 돕는다는 이른바 'MB독트린'과는 미묘한 차이가 없지 않다. MB독트린에 담긴 '비핵 개방 3000구상'이 남북경협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이날 발언의 핵심은 '상호주의'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또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 없이는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기 어렵다"며 "지난 10년간 원칙없이 유화적으로 흐른 햇볕정책으로 인해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이 증폭되고 한미동맹이 이완됐다. 잘못된 대북정책으로 인해 국민의 세금이 아무런 성과없이 낭비됐다"며 선명한 보수 대북관을 피력했다.

"서울시장 시절 시청을 온통 태극기로 감쌌던 것은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자신의 국가관과 정체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

보수층의 최대 관심사인 북한 인권 문제를 유독 강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정부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외면했다"며 "자유와 인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측근은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후보의 대북관을 문제삼은 데 대한 대응책의 성격이 강하다"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동지'에서 '적'이 된 이명박, 이회창 두 후보의 이른바 '보수 적자' 논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