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 몸값 '천정부지'…"옮길수록 좋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07.11.08 13:50

증권사 사장들이 인력 자율협약을 맺은 이유

현재 소속된 증권사가 5번째 직장인 A 애널리스트의 1년차때 연봉(정규직)은 2100만원이었다. 5년후 직장을 옮기면서 대리로 승진했고 연봉도 4000만원대로 올랐다. 세번째 직장부터는 계약직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리서치 애널의 경우 계약직이 일반적이다) 과장급으로 옮겼지만 3년간은 연봉에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네번째 직장에선 시장이 좋았던 덕분에 3년동안 매년 15~20%씩 올랐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 올해, 그는 현직장으로 옮기면서 연봉을 100%가까이 올려 받을 수 있었다.

B 애널리스트는 기업체 연구원에서 애널로 전직했다. 증권가에서 스카우트의 한계를 느낀 리서치가 인력 부족을 채우기 위해 특정 분야의 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기업체 인재들의 채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도 기존 직장 연봉의 20~30%정도는 올려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증권사 신입사원 채용이 한창이다. 이들 연봉 초임은 3500만원 내외. 하지만 최근 2~3년새 이름 꽤나 알려진 애널리스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한두번 증권사를 옮기며 연봉을 두배 이상 올리는 '수법'이 즐겨 쓰이고 있다.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는 과장급 애널의 경우 통상 3년 이내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옵니다. 이런 경우 몸값은 최소 50%에서 100%까지 올라가죠."

A 애널리스트는 자주 옮기는 이유에 대해 "일종의 위험부담 비용이죠. 기존 직장보다 업무 강도가 높고, 새로운 직종에 적응하지 못하고 조기퇴출 될 수도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을 옮긴다고 모든 애널이 연봉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지적한다. 다만 시장이 최고치에 달할 때 채용도 많이 하고 연봉도 최고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애널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시점은 보통 4~5년차. 최근 신입사원을 대폭 채용하고 있지만 이들이 성장하기 전까지는 애널의 수급이 빡빡하므로 최소 2010년까지는 연봉인상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금처럼 고유가에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이 망가진다면 현 직원의 절반이 구조조정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연봉이 높을 수록 위험은 클 것이라는 것.

회사측에서는 스카우트 경쟁에 따른 인력비용이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최근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하고, 기업에서 연구원이나 IR담당자를 경력직 애널로 채용하는 사례가 부쩍 증가한 것도 이러한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7일 증권사 사장단이 모여 스카우트 질서유지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