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재오' 李·朴 화학결합할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7.11.08 14:55

이재오 '백의종군' 선언...朴측 '진정성'이 중요

'내우외환'에 처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고심끝에 당내 화합을 위한 카드를 내밀었다. 최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통한 2선 후퇴다.

박근혜 전 대표측이 당내 '화합의 첫 단추'라고 요구한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의 진퇴가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간 갈등의 골을 메우고 위기에 처한 당분을 수습하는 촉매 역할을 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재오 "朴 정권교체 동참해달라"=이 최고위원은 8일 측근인 진수희 의원을 통해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이 최고위원은 성명서에서 "당내 화합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저를 지렛대로 어떤 권력투쟁도 중단해야 한다.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측의 요구 그대로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를 선언한 것. 이 최고위원은 "이 전 총재의 탈당과 출마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은 배신과 분노를 느꼈다"고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아울러 박 전 대표에게 공동 선대위원장을 제의하면서 '화의'를 요청했다. "내가 물러난 만큼 또 다른 조건을 제시하지 말고, 정치적 이해관계의 전략적 고려없이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전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는 말도 했다.

사퇴 배경에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박 전 대표측과의 '화합'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 사퇴 '카드', 李의 결단=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는'자진사퇴' 형식을 빌었다. "선출직인 이 최고위원이 자신의 발언을 기화로 당내 갈등이 확산되고 있고 이 후보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백의종군'을 선언한 것"이라는 게 이 최고위원 주변의 전언이다.

당 안팎에서는 그러나 숙고에 숙고를 거듭한 이 후보의 결단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후보는 '적장'이 된 이 전 총재 견제를 위해 박 전 대표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이 후보가 '화합책'의 방편으로 이 최고위원 사퇴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 왔다"며 "사퇴 시기와 방식, 수위 등을 놓고 고민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날 울산방송 대담에서 "오해를 일으킬 발언을 한 사람들은 일말의 책임을 져야하고 그렇게 해야 (당이) 화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측근들은 "특정인을 지칭한 게 아니라 일반론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최고위원의 자진사퇴 종용을 암시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李·朴 화합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 문제는 이 최고위원의 사퇴에도 분란의 불씨가 쉽게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 전 대표측은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화합의 '완결점'이 아닌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박 전 대표의 생각은 특정인을 내치고 사퇴시키라는 게 아니라 '진정성' 있는 당내 화합 조치를 하라는 것"이라며 "이 최고위원이 사퇴로 어물쩡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표측 일부 의원들이 대선 후 당권·대권 분리와 내년 총선 공천 등 실질적인 입지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화합 여부에 대한 속단을 이르게 한다.

박 전 대표측은 이 최고위원이 대선 이후의 '당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사퇴를 하더라도 대선 직후 언제든 전면에 재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맞게 된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잠시 2선으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고, 대선 승리 후 '표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측이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수용하되 대선 후 공천권을 통해 다시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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