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재는 이날 남대문 단암빌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나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올 12월 17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좌파정권을 바꾸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5년간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정치를 떠나 있으면서 한나라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열망에 부응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경선과정과 그 후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정계은퇴 번복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고 충분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정권교체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이명박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전 총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인데 이 점에 대해 한나라당과 후보의 태도는 매우 불분명 했다"며 "북한의 핵실험으로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후보의 모호한 대북관으로는 진정한 평화정착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것이 바로 제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중도포기 여부를 묻는 질의에 "전장의 장수가 중간에 빠져나오겠다고 임하는 장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적당히 그만두겠다는 생각으로 나온 건 아니다"라고 대선 완주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그러나 이 후보와의 막판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최종 목표는 정권교체인 만큼 이를 위해 '이 길'밖에 없다는 상황이 올 때는 제 자신이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이 전 총재는 또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방향과 신념에 있어 박근혜 전 대표와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다만 "경선 후 승복하고 당이 화합을 깨서는 안될 그 분(박 전 대표)의 입장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측이 제기한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잔금유용 의혹에 대해서는 "대선자금은 검찰에서 조사가 다 된 걸로 안다"며 "이미 조사되고 알 만큼 알려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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