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쥔 朴, 李냐 昌이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7.11.07 14:53

박근혜 전 대표 몸값상승 최대호기… 당분간 관망할 듯

역설적으로 '보수 대분열'이라는 최대의 기회(?)에 맞닥뜨린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할까.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선언으로 박 전 대표의 '주가'가 하늘높이 치솟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와 이 전 총재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보수 진영' 표의 향배는 물론 대선 판도 전체가 출렁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 패배 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박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정치 협상력'을 가늠할 시험대에 놓인 동시에 최대 기회를 맞은 셈이다.

박 전 대표가 만약 이 후보와의 앙금을 씻고 한나라당 정권교체의 선봉에 선다면 무소속 출마에 나선 이 전 총재에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전 총재 지지로 돌아설 경우 '이명박 대세론'이 허물어지고 보수 진영이 양분되는 등 대선 지각판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표 앞에 놓인 '선택지'는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경우, 이 전 총재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 '침묵'을 통해 사태를 '관망'하는 경우 등이다.

현재로서는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의 출마 후 전개되는 정국의 파고를 관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당내 상황과 두 후보의 지지율 추이 등을 두루 고려해 '스탠스(입장)'를 정리할 것이란 의미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일단 경선에 승복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한다는 박 전 대표의 입장엔 전혀 변화가 없다"며 "당분간 지켜본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도 "박 전 대표가 '(경선에 승복했던) 처음에 한 이야기에서 변한 것이 없다'고 한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며 "우리로서는 '관망'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현재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다른 '선택'을 할 만한 변수는 널려 있다. 여론 지지율이 한 쪽으로 급격히 쏠리게 되면 박 전 대표도 '협상력'을 통해 '승부수'를 던질 개연성이 크다.

측근들의 전언에 붙는 '당분간', '일단', '현재' 등의 수식어로 미뤄 봐도 선택지가 바뀔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우선 박 전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이 후보와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고 당의 정권획득을 위해 매진하는 경우다. 이 후보가 당내 화합을 위해 성의있는 조치를 내놓는다는 점이 전제다.

이 후보가 이재오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 등 박 전 대표측을 자극해 온 측근들을 '2선 후퇴'시키고 대선 후 당권 및 총선 공천 보장 등 전향적인 '예우'에 나선다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원칙'을 생명처럼 여기는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 지지로 돌아설 명분이 없다는 점, 최대 위기를 맞은 이 후보가 박 전 대표를 반드시 '우군'으로 끌여 들여야 한다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다.

역으로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와의 연대 선언을 할 수도 있다. 박 전 대표측이 수용할 만한 이 후보의 '진정어린' 껴안기가 없을 경우다. 더욱이 박 전 대표의 핵심 지지층 상당수는 이 전 총재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 공식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명분이 적은 데다 이 후보만큼이나 이 전 총재와의 관계도 껄끄러운 탓이다.

다만 대선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며 이 후보를 견제하는 동시에 결과적으로 이 전 총재에 대해 소극적 지지 의사를 보낼 수는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만약'이란 전제하에 박 전 대표도 '링'에 다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나리오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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