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의 승패 좌우할 아킬레스 건은?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7.11.07 14:48
화려한 재림이냐 예고된 실패작이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 전 총재의 출마 명분이 불분명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의 출마에 대해 빈번하게 들리는 평가는 '역사의 후퇴'. 1997년과 2002년 선거에서 잇따라 낙선한 후보가 또다시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것.

더구나 2002년 대선패배 후 "이제 정치를 떠나고자 한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한 후보의 출사표를 보는 시선은 곱지만 않다. 대선에 네번 도전한 DJ에게 '대통령병'에 걸렸다고 비난했던 화살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 셈.

경선불복과 마찬가지라는 말도 나온다. 출마 선언이 탈당과 동시에 이뤄지는 데 대해 한나라당 경선을 거치지 않은 '무임승차'라는 비판이다. 2002년 경선불복을 감행했던 이인제 후보를 맹비난했던 과거와 오버랩되는 부분이다.

'불법대선자금'도 이 전 총재의 아킬레스 건. 2003년 가을 대선자금 수사에서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불려간 것은 그의 대쪽같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지난 1일 이방호 사무총장이 자칫 제무덤 파기가 될 수도 있는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 의혹을 끄집어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차떼기'와 더불어 아들 병역 비리도 뗄 수 없는 꼬리표.


보수 진영의 분열을 자초했다는 부담도 크다. 지난 2일 지방으로 내려간 이 전 총재는 "보수진영 분열 책임론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측근에 전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다른 당의 후보로 나온다 해도 "한나라당 후보가 두명인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도 나온다.

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구애에 실패, 보수 진영이 '3강구도'로 갈릴 경우 자칫 3번째 찾아온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보수파들의 거센 비난은 불 보듯 뻔하다.

"출마선언이 이뤄지고 박 전 대표의 일시적 지지가 빠지면 여론조사 지지율은 대거 빠질 것"(박희태 의원)이라는 경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전 총재의 이념 과잉도 풀어야 할 과제. 지나친 '우향우' 행보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30~40대 화이트컬러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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