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인플레, 세계경제 위협한다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 2007.11.06 11:55
인플레이션 문제를 애써 외면하던 중국 정부가 만성적인 고물가에 대한 우려를 공식 표명해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세계경제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 부위원장 주 홍런은 5일 "투자 비용 상승, 임금 인상, 소비 증가, 상품 가격의 상승 등의 영향으로 중국이 만성적인 고물가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 것이 정부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주 부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경제개발에 따른 부작용일 뿐이라는 정부의 기존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지난 9월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2%를 기록, 전월의 6.5%보다는 하락했으나 정부의 목표치인 3%를 여전히 크게 상회하고 있다.

중국의 물가 상승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식료품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경제의 대미의존도가 높아지자 경제성장의 축을 수출에서 소비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임금이 50% 가까이 상승했으며, 소비 폭발로 인해 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전세계 소비자들은 값싼 중국산 제품 덕분에 고성장-저물가의 '골디락스' 경제를 누려왔다.

몇년 전만 해도 각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인 저물가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내세운 주 이유는 바로 중국의 경제개발이었다. 막대한 산업예비군을 보유한 중국이 생산량을 늘리면 값싼 제품이 세계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논리였다.

역설적으로 중국산 제품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는 현재 중국과 심각한 무역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이다. 장난감에서부터 치약, 비누 등 일상용품까지 중국산 제품은 이미 미국 소비자들의 생활에 깊숙히 파고들었다.

따지고 보면 미국에 막대한 무역적자를 안겨주고 있는 중국이 바로 미국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 일등공신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경제 곳곳에는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틈만 나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물가의 두 축은 고유가와 중국의 경제성장이다. 두 요인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고유가는 중국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키며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석유수요 증가는 또 다시 고유가를 유발하고 있다.

주 부위원장이 "석유 등 상품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년전부터 중국의 경제성장이 고유가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원유생산 차질,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 등은 모두 일시적 요인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6%를 넘어선 중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향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주 가솔린, 디젤, 항공유 가격을 8% 가량 인상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채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결국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이라는 덫을 피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경제의 열기가 가라앉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다.

주 부위원장이 "인플레이션과 과잉유동성, 은행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적인 긴축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의 속도조절에 성공하느냐 여부가 굴곡 없는 세계경제 성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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