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주가, 아직도 많이 싸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7.11.05 22:37

GDP 대비 시총비중 선진국 보다 크게 낮아

중국과 인도, 브라질과 러시아 등 이른바 브릭스 증시가 올 들어 급등세를 보였지만 아직도 싸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 비율이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 크게 낮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세가 정체된 선진국에 반해 브릭스 국가의 경제 성장 전망은 밝아 최근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가 메리트가 있다는 분석이다.

◇ 'GDP 대비 시가총액'..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아

5일 블룸버그통신과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브릭스 국가의 시가총액은 1조7100억달러로, 이들 국가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이다.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 13조9800억달러가 미국 GDP와 맞먹는 것과 비교할 때 아직도 낮은 것. 모간스탠리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 29조8000억달러는 이들 국가 전체 GDP(36조9000억달러)의 81%에 육박한다.

국가별로 중국의 경우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의 시가총액은 6430억달러로,중국 연간 GDP 3조2500억달러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 주식은 과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만 브릭스의 네 개 국가중 GDP 대비 시총 비중이 가장 낮다.

GDP대비 시총 비중이 가장 높은 브라질은 시가총액이 GDP의 35% 수준이다.

◇ 일본과 비교할 때 추가 상승여력 높아

브라질(Brazil)과 러시아(Russia), 인도(India)와 중국(China)을 차례로 조합한 단어 '브릭스(BRICs)'는 2001년 11월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짐 오닐이 처음 고안해 냈다. 이 애널리스트가 브릭스라는 말을 만든 이후 6년 동안 러시아 Micex지수는 781%, 인도 선섹스지수는 508%,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395% 폭등했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소유 제한이 없는 종목들로만 구성된 MSCI차이나지수를 기준으로 501% 상승했다.

이 기간 중 98년 러시아 디폴트선언이나, 97년 7월 2일의 바트화 대폭락 사태 등 크고 작은 사건으로 10%이상 급등락을 거듭하는 부침을 겪었지만 눈부신 경제발전을 발판으로 거침없는 랠리를 펼쳐왔다.

이처럼 상승률로만 따져 볼때 브릭스 증시는 명백한 과열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중국 증시가 비이성적 과열에 빠져 있으며 거품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붕괴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본 증시의 10년간 추이를 분석하면 브릭스 증시가 갈 길은 아직 멀다.

1977년 당시 일본 증시의 시가총액은 53조6000억엔(4670억달러)로 당시 GDP의 29%에 불과했다. 일본의 GDP대비 증시 시총 비중은 55년 이후 77년까지 줄곧 이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일본 증시는 경제 호황인 77년부터 10년 후인 87년까지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가 네 배 이상 상승하면서 GDP 대비 시총 비중이 99%로 높아졌다. 물론 일본 증시는 89년 말 정점을 찍고 이후 10년 불황으로 빠져들면서 시가총액의 절반을 다시 토해냈다.

◇ 경제 성장 전망은 '쾌청'

브릭스 국가의 경기 전망은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밝은 편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미국 경기의 둔화가 예상되지만 중국과 인도, 러시아가 충격을 상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실적 증가 추이도 선진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순익은 올해 3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브라질과 인도는 각각 30.8%, 19.3% 성장이 예상되고 러시아 기업들의 순익도 17.2% 늘 것이란 관측이다.

프루덴셜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의 존 프라빈 수석 전략가는 "브릭스 증시가 갈 길은 아직 멀다"면서 "이머징마켓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투매가 있을 경우에도 매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린스펀 경고가 두렵지 않은 이유?

배어링자산운용의 헤이스 밀러 매니저는 "많은 투자자들이 성장 열차(브릭스 국가를 지칭)에 서둘러 탑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LPL 파이낸셜 서비스의 제프리 클라인탑 수석전략가는 그린스펀의 경고가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스펀이 유명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말로 증시 과열을 경고한 후 3년 더 증시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이 이 말을 처음 사용한 96년 이후 2000년 정점을 찍기 까지 다우지수는 6600선에서 1만1700선까지, 나스닥은 1300선에서 5000선 이상으로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2000년 3월 IT버블이 붕괴된 후 수년간 침체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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