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기업의 키워드 '책임의식'

이경숙, 오상연 기자 | 2007.11.06 10:30

[백년기업의 조건]<1-3>과거 백년기업과는 기업환경 달라

편집자주 | 사람 나이 100살엔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들다. 그러나 기업은 다르다. 기업은 100살이 넘어도 성장한다. 경제와 사회를 이끈다. 한국의 미래 증시를 이끌 기업의 조건은 무엇일까? 머니투데이는 아시아지속가능투자협회(ASrIA), 에코프론티어와 공동기획으로 국내 대표업종 대표기업의 지속가능성을 9회에 걸쳐 분석한다.

"앞으로 백년 갈 기업을 알고 싶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라."

머니투데이가 5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대 주식운용사 CI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증시 리더들은 '앞으로 백년 갈 기업의 조건'으로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21세기엔 '책임감' 높아야 생존

이번 조사에 응한 증시 리더 10명 중 6명이 사회적 이슈에 기업이 책임을 다하는가의 여부를 백년 기업의 조건으로 꼽았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재무적인 조건만 충족해선 10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사회가 발전할수록 환경, 사회와 더불어 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가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다"며 "이에 기업이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사후 비용(cost)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친환경적 사업전략', '협력사와 공생하는 기업 이념'을 백년 기업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했다. 특히, 탄소배출권이 5년내 기업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상무는 "환경, 노동, 사회적 책임에 대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해 지속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백년 갈 기업이라고 밝혔다.

◇노동자,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 살펴야

전문가 10명 중 5명은 미래에는 노동자ㆍ소비자와의 원활한 소통이 이전 백년보다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정원 삼성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산업의 성장성과 기업재무구조의 안정성뿐 아니라 제품 소비자와 관계도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관계, 소비자불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납품사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최인호 하나UBS 주식운용본부장은 "종업원, 고객, 협력사, 지역사회 등 폭 넓은 이해관계자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신우 한국투신 부사장도 '사회와 시장에 대한 끊임 없는 배려', '주주ㆍ종업원ㆍ고객에 대한 동등한 관심'을 기업 생존의 주요 가치로 꼽았다.


◇혁신은 21세기에도 기업 생존요인

시대가 바뀐다 해도 '혁신'의 중요성은 바뀌지 않는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회책임투자(SRI) 차원의 경영 정착'과 함께 '혁신의 일상화'를 꼽았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부문 대표는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기업의 이익으로 연결시키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창조적 개혁정신과 경쟁력 있는 비용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향후 100년을 책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 파트장은 "GE, P&G, 3M은 유수한 미국기업 중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 아직도 탄탄한 펀더멘덜을 자랑하는 초우량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업들이 험난한 세월을 거쳐내고도 현재의 위상을 자랑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고객, 경쟁자, 조직 등 기업 환경의 변화를 잘 읽어내고 뛰어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지속적 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했다는 것이다.

조홍래 한국투자증권 전무는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찾는 의지와 예지력'을, 박종현 센터장과 최인호 본부장은 '업계를 선도하는 경쟁력 확보'를 기업 생존의 주요요인으로 선택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브랜드가치 향상', '높은 시장지배력 유지', '신사업 선점'을 중요하게 꼽았다.

기업 지배구조의 건강성은 10명 중 3명이 드는 생존 요인이었다.

홍성국 센터장과 조홍래 한국투자증권 전무는 '소유지배구조의 합리성', '기업지배구조의 혁신'을 중요하게 봤다. 비슷한 맥락에서 최인호 본부장은 '투명한 재무회계와 개방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거론했다.

높은 시장 지배력,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력, 높은 브랜드 가치 같은 요인은 21세기에도 주효한 생존 요인으로 지적됐다. 증시 리더들은 이밖에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 자산 활용도도 주시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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