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돈줄' 노릇할 효자상품 뭘까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 2007.11.19 14:55

[머니위크 커버스토리]국민연금 대안 찾기, 개인연금

연말이 다가오면서 소득공제에 부쩍 신경이 쓰이는 박대리 씨는 최근 은행에 갔다가 연금저축보험 가입을 권유 받았다.

따로 가입한 개인연금이 없다는 말에 은행 영업 직원은 한 보험사에서 출시한 연금저축보험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 연금저축보험은 노후 대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품일 뿐 아니라 연말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것.

한 분기에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를 한꺼번에 적립할 수 있어 연말에 가입해도 공제 혜택을 최대화 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 번 생각해 보겠다며 일단 은행 문을 나선 박대리 씨. 노후 대비를 위해 개인연금 상품 가입을 더이상 늦춰서는 곤란하다고 판단, 적합한 상품을 찾아나섰지만 어떤 상품이 좋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원금보장 유무 등 기본적인 골격에서 상품별로 차이가 있고, 만기에 지급되는 연금도 확정 금리가 적용되는 것과 운용 성과에 따라 연금 지급 금액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뉘는 등 상품 종류가 많기 때문이다.

◆ 어떤 것이 있나

개인 연금 상품은 취급하는 금융회사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즉 은행이 판매하는 연금신탁과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연금보험, 증권사가 판매하는 연금펀드로 구분된다.

또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연금보험은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해 수익률이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연금저축보험과 채권과 주식을 혼합 운용해 실적에 따라 연금을 지급하는 변액연금보험 및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나뉜다.

기본적인 연금에 종신보험금이나 질병에 대한 보장 특약을 얹을 수 있는 기능은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상품에서만 찾을 수 있다.

한편 은행의 연금신탁과 보험사의 연금보험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를 받지만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연금펀드는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없다.

◆ 세제 혜택에 따라

개인연금 상품은 소득공제 혜택에 따라 세제적격 상품과 세제비적격 상품으로 구분된다. '적격'이라는 말은 소득공제 혜택의 기준에 적합하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즉 세제적격 상품에는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고 세제비적격 상품에는 연말 소득공제 혜택이 없다.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상품은 연금펀드와 연금저축보험, 연금신탁 등이 해당된다. 반면 변액연금이나 변액유니버셜에 가입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소득공제 한도는 연간 300만원에 한해 불입액의 100%다. 따라서 소득공제 혜택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금액만 가입하고 싶다면 월 25만원만 불입하면 된다.

당장은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상품이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경우 연금을 받을 때 연금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세제비적격 상품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연금을 받을 때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지만 세제적격 상품은 연금소득세와 주민세를 포함해 총 5.5%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근로소득이 있을 때의 소득공제 혜택은 사실 그리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또 공제받은 금액을 재투자해서 수익을 낼 때 세테크로써 의미를 갖는다.

반면 근로소득이 없이 연금을 포함한 금융소득에 의존해 생활해야 하는 노후에는 5.5%의 세금에 대해 피부로 느끼는 부담이 클 수 있다. 따라서 개인연금의 목적은 소득공제가 아니라 노후 생활의 안정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노후에 유리한 쪽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은퇴 이후 퇴직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다른 연금상품에서 나오는 소득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면 세제비적격 상품이 유리하다. 연금소득세는 개인연금 뿐 아니라 다른 연금소득을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 운용 방식에 따라

개인연금 상품은 운용 방식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투자 자금의 운용 방식은 개인연금 상품이 갖는 여러가지 특성 중 노후 생활자금의 안정 여부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개인연금에 가입하면서 소득공제 여부만 따져서는 곤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금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은 투자자금을 주로 채권으로 운용한다. 따라서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할 리스크가 없는 동시에 고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낮다.

연금저축보험은 금융회사에 따라 최저 금리가 다르지만 2~3%에서 하한선을 설정하고 보험사의 공시이율에 연동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이 때 금리는 복리로 적용된다.

이에 반해 연금펀드와 변액연금보험 또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보다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취한다. 연금펀드는 일반적인 펀드와 마찬가지로 ▲국공채형 ▲채권형 ▲혼합형 ▲주식형으로 구분된다. 주식형으로 갈수록 주식 편입 비중이 높고 고수익 고위험의 구조를 갖는다.

변액연금보험이나 변액유니버셜보험도 채권 이외에 국내외 주식에 투자해 보다 적극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투자자산 비중은 금융회사와 상품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성향을 감안해 선택해야 한다.

변액연금보험과 연금펀드는 주식을 편입해 공격적으로 운용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하지만 원금 보장 여부에 차이가 있다. 변액연금보험은 가입 기간 동안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만기에는 최소한 원금을 보장 받는다. 반면 연금펀드는 만기에도 원금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투자자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


연금에 투자하는 동안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계약을 이전할 수 있다. 다만 계약 이전은 세제혜택이 동일한 상품에 한해서 할 수 있다. 또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불입금액이 아니라 해약환급금이 이전되기 때문에 가입 초기 상당한 사업비가 들어가는 상품 특성상 가입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 연금지급 방식에 따라

연금 지급 방식도 개인연금에 가입할 때 고려해야 할 문제다. 연금 지급 방식은 확정기간형, 종신지급형, 상속지급형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뉘며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은행의 연금신탁과 투신의 연금펀드는 55세 이후 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확정기간형으로 지급된다. 확정기간형은 5년이나 10년, 15년 등 일정 기간동안 연금을 받는 구조다.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세제적격 연금보험은 확정기간형과 종신지급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종신지급형은 말 그대로 55세에 연금 지급이 개시된 후 종신까지 나오는 구조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종신지급형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와 재무적인 상황을 감안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보험사가 취급하는 세제비적격 연금보험의 경우 종신지급형과 상속지급형 중 한 가지를 택할 수 있다. 상속지급형은 원금은 그대로 둔 채 수익금만 매년 연금으로 지급하고 사망시 연금 적립금을 자녀에게 지급하는 형태다. 세제비적격 연금보험의 경우 연금 지급이 시작되는 연령은 45세 전후로 펀드나 신탁보다 낮다.

◆ 중도해지하면

다른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개인연금도 중도해지할 경우 가입자에게 불리한 구조다. 높은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연금신탁과 연금펀드, 세제적격 연금보험의 경우 중도해지하면 소득공제 혜택분의 원금과 발생한 수익을 합친 금액에 대해 22%의 기타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만기까지 가져가더라도 연금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일시상환할 경우에도 똑같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입 후 5년 이전에 중도해지하면 22%의 기차소득세 이외에 소득공제 혜택분의 원금에 대해 2.2%의 중도해지가산세를 내야 한다.

한편 세제비적격 연금보험의 경우 10년까지 예치할 때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지만 그 전에 해약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 개인연금도 분산…"쪼개라"

향후 연봉이 인상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개인연금 투자 금액이 전체 소득에서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또 많은 돈을 한 가지 상품에만 '올인'하는 것보다 서로 성격이 다른 상품에 나누어 분산하는 것이 길게 볼 때 유리하다.

가령, 매달 50만원을 개인연금에 투자할 수 있다면 25만원 씩 세제적격 상품에 불입해 연말 소득공제 혜택을 얻고 나머지 금액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에 투자해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소득공제에 목적을 두지 않는 경우에도 변액연금과 변액펀드에 동시 가입하거나 금융회사별로 상품을 나눠 담는 형태로 분산 투자 효과를 낼 수 있다.

개인연금을 쪼개는 것은 세제혜택 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리스크를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직이나 가족의 질병 등 예기치 못한 문제로 인해 재무적인 위험이 발생하면 고정적으로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를 낼 여력을 상실하거나 상품을 중도 해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 때 한 가지 상품에만 가입한 경우에는 노후 안전망을 상실하게 되지만 2~3개 상품에 분산했다면 일부를 해약하더라도 나머지 상품으로 노후 대비를 지속할 수 있다.

◆ 금융회사 선택시 유의점

연금상품은 최대한 10년 이상 적립해야 하고, 특히 연금신탁과 연금펀드, 세제적격 연금보험의 경우 55세 이후에 연금 지급이 개시되는 장기 투자 상품이다.

따라서 최저 보장 이율이 1% 높은 상품을 물색하는 것보다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따져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보통 은행의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 즉 BIS 비율을 점검해야 한다. 통상 BIS비율이 8% 이상이면 재무적으로 건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투신사의 경우 자본금에 대한 순자산비율로 판단하며 보험사의 경우 지급여력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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