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칼럼] 단백질 의약품이 뜨는 이유

이종서 에이비프런티어 대표 | 2007.11.05 12:48

이종서 대표의 단백질의약품 바로알기②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 바이오뉴스는 단백질신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종서 에이비프런티어 대표의 칼럼을 10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86년 서강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생화학과에서 석사, 교토대에서 병리학(암신호전달)으로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91년 종근당 책임연구원으로 시작, 교토대 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하버드 의대 연구원, 랩프런티어 바이오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게놈프로젝트의 다음 과정이라 하여 '포스트(post)게놈 프로젝트'라 불리는 단백질 해독작업의 정확한 학문적 명칭은 프로테오믹스(Proteomics)이다. 우리 몸의 일꾼인 단백질(protein)을 인체 2만3000개 유전자에 대해 프로테오믹스 분야의 성과와 정보를 갖고 정상인과 환자를 실시간으로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알수 있게 된다. 이 환자는 A라는 단백질이 정상보다 모자라서, 저 환자는 B라는 단백질이 부족해서 질환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 낼 수 있다. 이처럼 사람 질환의 98%는 단백질 이상에 기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환자들에게 각각 부족한 단백질을 의약품으로 처방하면 그 질환은 치유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인슐린이라는 생체 단백질의 양이 모자라서 당뇨병이 발병한 경우 병원에서는 인슐린을 처방하여 주면 된다. 발병 원인을 완치할 수는 없지만 질환 현상을 일으킨 부족한 단백질을 평생 보충해 주면 된다. 너무 간단하다. 정말 너무 간단한 것일까?

사람 몸 속에 꼭 있어야 할 단백질의 양 부족으로 일어나는 질환을 치료키 위해서는 인위적인 특정 단백질을 몸 속에 넣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방법은 기술적으로 최첨단이면서 복잡한 생물공학적 공정이 필요하며 이들의 약효나 부작용을 검증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1982년부터 일라이릴리사에서 처음 만든 인슐린은 어떻게 만든 것일까? 사람의 인슐린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인간 유전자를 대장균(우리가 생수 검사할 때 나쁘게만 생각하는) 속에 넣어 인위적으로 단백질을 많이 만들도록 배양했다. 이후 대량으로 얻어진 대장균으로부터 필요한 인슐린만 정제하고 인체의 단백질과 동일한 형태로 특수공정을 거친다. 일반적인 의약품처럼 약효 및 부작용을 검증한 후 의약품으로 사용케 되었다.

같은 방법으로 급/만성 빈혈증 치료제로 이피오,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 간염치료제로 사용되는 인터페론, 성장이 더딘 사람에게는 성장호르몬 등의 시장순위로 단백질 의약품은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중심 역할을 잡아가고 있다. 이로인해 세계 제약 산업은 합성/ 천연/ 미생물 발효 화합물 중심의 기존 의약품에서 단백질 의약품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기존의 의약 시장 자체의 수요도 크게 증가 시키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00년 출시 의약품 중 단백질 의약품의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62%로 급증했다고 한다. 작년 전체 의약품 시장은 전년 대비 7% 성장에 그쳤지만 단백질 의약품은 17.1% 성장을 기록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작년 세계 단백질 의약품 시장 규모는 437억 달러였으며, 2011년에는 885억 달러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 한다. 단백질 의약품 시장은 규모도 크지만 제품 가격도 비싸 부가가치도 높다. 단적인 예로 빈혈치료제인 단백질 이피오는 1g당 가격이 금값의 수십 만 배인 67만 달러를 호가할 정도다. 이는 기존의 화학 의약품들에 비해 높은 효능과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기인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 현재까지 160여종 이상의 단백질 의약품이 허가되어 시판중이며, 세계 시장 상위 20위권에 있는 단백질 의약품 전 품목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우리나라의 단백질 의약품 시장규모는 올해 14억 달러로 전 세계의 3.2% 수준에 불과하나, 연평균 30% 이상의 고성장이 지속돼 2011년에는 올해 대비 4.5배 증가한 64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단백질 신약이라는 접근 보다는 선진제약사의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본 칼럼은 줄곧 특정 단백질의 양이 적어서 문제가 된 경우만 설명하였다. 거꾸로 특정 단백질이 너무 많아도 질병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단백질이 너무 많으면 어떻게 될까? 세포의 수는 무한정 늘어 나게 되며 조직의 성장이 멈추지 않아 암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많은 양의 단백질을 어떻게 정상적으로 조절 할 수 있는가? 이는 바로 항체 의약품이다. 항체도 단백질 이므로 엄연히 단백질 의약품이므로 다음 회에 항체 의약품의 적용성과 가능성을 좀더 깊이 다루어 보기로 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2. 2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3. 3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4. 4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
  5. 5 '120억' 장윤정 아파트, 누가 샀나 했더니…30대가 전액 현금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