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 골드만에서 클린턴 거쳐 씨티 회장에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05 10:43

(상보)씨티 후임 회장에 루빈 임명..대규모 추가상각도

씨티그룹은 4일(현지시간) 비상 이사회를 열고 찰스 프린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을 수락하고 후임 회장으로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또 공석이 된 CEO에 유럽 지역 사업부 회장인 윈프리드 비쇼프 경을 선임했다.

프린스 회장은 회사가 악성 대출 자산과 모기지관련 증권에 대규모 투자하면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세계 최대 금융기관 씨티의 경영진 사임과 후임자 인선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지난 8년간 씨티그룹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루빈은 그룹 회장으로 지명돼, 명실상부한 씨티의 최고권력자가 됐다. 루빈 전 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5~1999년 재무 장관을 지낸뒤 1999년 씨티그룹에 합류했다. 루빈은 66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90~92년 공동 회장까지 승승장구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신용경색 충격에도 불구하고 수주 전까지 건재함을 과시하던 프린스 회장은 지난주 투자의견 하향으로 주가가 4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치자 더이상 설자리를 잃었다. 씨티그룹 주가는 올들어 32% 급락했다. 이로써 프린스는 샌포드 웨일의 뒤를 이어 CEO에 오른지 4년만에 권좌에서 내려왔다.

뉴욕타임스는 최고경영자에 오르는 것을 오랜기간 거부해온 루빈은 이사회가 새로운 경영진을 인선한 이후 씨티를 떠나기를 원한다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사회 의장과 더불어 경영위원회 회장직까지 겸하고 있는 루빈의 위치는 월가에서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됐다. 혹자들은 "루빈의 자리는 세상에서 가장 좋다"고 말해왔다. 경영진을 감시하는 이사회 의장이면서 동시에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비꼰 것이었다.

루빈은 씨티에서 일한 8년동안 현금과 주식으로 1500만달러 이상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루빈의 주요임무중 하나는 프린스 회장의 가장 강력한 지원자로서, 회사의 전략 구상을 돕은 것이었다.


이같은 자문 뿐 아니라 대관업무, 귀빈 접대 등 포괄적인 활동을 했지만 루빈은 지금까지 이렇다할 상처를 입지 않았다. 루빈의 계약서에는 그가 회사의 일상적인 영업활동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돼 있으며 루빈 역시 오래전부터 "프린스 회장과 씨티그룹의 다른 리더들이 내린 결정에 책임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해왔다.

전 슈로더 CEO 였던 비쇼프 경은 차기 공식 CEO가 선임될 때까지 CEO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66세인 비쇼프는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체이스 맨해튼을 거쳐 주로 투자은행인 슈로더에서 일했다. 2000년 슈로더가 씨티에 인수되며 유럽 제역을 총괄하는 일을 맡았다.

한편 씨티그룹은 80억달러에서 110억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상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밝혔던 59억달러의 상각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씨티그룹의 대규모 상각과 관련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 투자 펀드들의 회계처리를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린스 회장의 낙마로 신용경색의 희생양이 된 월가 대형은행의 CEO는 스탠 오닐 메릴린치 회장에 이어 2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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