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산 비중이 90% 이상인 DM총괄과 생활가전 등을 빼면, 반도체에 편중됐던 이익이 정보통신과 LCD 부문으로 고루 퍼지면서 D램 가격의 변화에 민감하던 이익 구조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또 TFT LCD 부분이 TV 용 패널 시장의 확대로 반도체와 정보통신의 두축이 이끌던 매출 편중 구조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올 3/4분기에는 LCD 총괄의 분기 매출이 4조원대를 넘어서 확실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DM총괄의 경우도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 국내 기준으로 매출 1조 4800억원(2007년 3분기 기준)에 머물고 있으나, 해외 사업부문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의 4륜 구동 엔진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일반에 인식돼 온 '삼성전자=반도체 회사'라는 공식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삼성전자의 핵심 4대 사업부문(반도체, 정보통신, LCD, 디지털미디어)이 분리된 2004년부터 분기별 영업이익 구조를 보면 반도체 부문에 대한 편중이 심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익을 많이 내는 사업부문을 집중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4년 2/4분기 이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의 비중을 줄 곧 유지해왔던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올 1/4분기부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기 실적이 좋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영업이익 2조원을 넘긴 시점들을 비교해보면, 사상최대의 이익을 남겼던 지난 2004년 1/4분기를 제외하면 삼성전자 전체 이익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3조 7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2004년 2분기에 반도체의 이익비중은 전체의 58%였고, 같은 해 3분기(전체 영업익 2조 7400억원)에는 71%, 2005년 1분기(2조 1500억원) 65%, 3분기(2조 1300억원) 63%, 4분기(2조 1400억원) 76%, 2006년 4분기(2조 500억원)에는 81%에까지 도달했다.
실적이 좋을 때는 어김없이 반도체에서 많은 이익을 내는 구조였다. 물론 실적이 좋지 않을 때도 반도체가 다른 사업부문의 적자를 메우는 모습이었다. 2004년 4/4분기에 삼성전자가 1조 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때는 반도체 부문의 이익은 1조 60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반도체에서 낸 이익으로 다른 사업부문의 적자를 메우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이같은 영업 이익의 반도체 편중현상이 줄어들고 있다. 올 1/4분기 전체 이익 중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이 46%였고, 2/4분기에는 36%, 3/4분기에는 44%였다. 3분기 연속 반도체의 이익비중이 전체 이익의 50%를 밑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두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반도체의 이익이 줄어들어 비중이 낮아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다른 사업부문의 이익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이익비중이 준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올 1/4분기와 2/4분기는 전자의 해석이 맞지만, 3/4분기는 후자로 설명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적이 좋지 않았던 1/4분기와 2/4분기에는 반도체의 이익이 줄어들면서 이익 비중이 고루 분산됐다. 하지만 올 3/4분기는 다른 사업부문의 이익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반도체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40%대에 머물렀다.
이익구조가 분산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 3/4분기는 영업이익 2조 700억원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4%에 머물렀고, LCD가 32%, 정보통신 부문이 29%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의 이익구조를 볼 수 있는 2004년 1/4분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2004년 1/4분기의 영업이익은 분기기준으로 4조원을 넘어서는 최대실적을 올렸다. 이 당시 부문별 이익비중을 보면 반도체가 44%, LCD가 21%, 정보통신이 31%로 고루 분산된 모습이다. 당시 삼성전자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27.8%로 제조업에서는 보기드문 높은 수준이다.
올 3/4분기의 이익구조가 지난 2004년 1/4분기와 닮아가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고무적인 모습이다. 전체 이익이 높아지면서도 이익이 각 사업부문별로 고루 분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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