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같은 토종펀드 출사표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7.11.04 19:33

'현물주식 공매도' 사모펀드 출시

헤지펀드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토종'펀드가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헤지펀드자체는 아직 법적으로 허용안돼 있지만 운용전략이 같아 토종 헤지펀드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시험대로서 의미를 갖고 있다.

지수선물이 아닌 주식현물을 공매도하는 롱/숏 펀드가 최근 처음으로 운용을 개시했고,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역외 롱/숏 펀드도 11월 선보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은자산운용은 지난달 12일 국내 최초로 주식현물을 공매도하는 사모 펀드인 '더블밸류사모혼합펀드'를 출시, 이달초부터 본격 운용에 들어갔다.

롱/숏이란 미래 크게 오를 종목을 매수하고 미래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하는 헤지펀드의 대표적인 전략.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후 나중에 환매수하는 전략으로 주가가 하락시에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산은자산운용은 증권예탁원으로부터 주식을 빌려서 활용하며, 현재 주식매수(롱)과 공매도(숏)의 비중은 각각 30%전후로 유지하고 있다. 설정규모는 150억원이며 내주 100억원 이상의 신규자금 유입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주식현물을 이용한 롱/숏 전략이 활성화될 경우 현물시장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지금처럼 조선·철강·해운과 IT·자동차 등 업종간 밸류에이션 차가 클 경우 롱/숏 전략은 더욱 활발히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출시됐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롱/숏주식형 펀드, 한국투신운용의 부자아빠 롱/숏혼합 펀드 등은 모두 코스피 200지수선물을 공매도, 현물시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지수선물을 공매도하는 이유는 상장된 주식선물이 없고 대주방식의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 업계에서는 지수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현물 공매도 헤지의 70%가량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해외투자자들을 위한 '토종' 롱/숏펀드도 곧 출시된다.


신영증권과 신영투신은 11월중 케이만 군도에 한국 주식에 100% 투자하는 토종 롱/숏펀드를 출시한다.

이 펀드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조세피난처인 케이만 군도에 설립될 예정이며, 현재 많은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현물 대신에 코스피 200지수선물을 매도한다.

이재광 산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정통 주식 롱/숏 펀드를 출시했다"며 "미국의 예일대나 하버드대학 기금 등도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많은 사모펀드와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아직 투자자들이나 펀드서비스사 등 관련업계의 이해가 충분치는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의 흐름과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내야하는 많은 연기금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원 신영증권 이사는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증시 투자를 원하고 있지만, 뮤츄얼펀드에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달 출시되는 새로운 펀드는 해외에서 자금을 모아 헤지펀드 방식으로 100% 국내증시에 투자하는 일종의 '수출용 헤지펀드'"라고 밝혔다. 변동성은 5%정도로 안전하게 운용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최근 주식 현물을 공매도하는 롱/숏전략으로 연 8%대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하려고 했지만, 무기한 보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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