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대외경제연구원(KIEP) 부원장은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07 해외금융투자 리더십 포럼'에서 "최근 다른 나라들의 해외 직접투자(ODI)는 주로 기업을 인수ㆍ합병(M&A)하는 형태를 띠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원장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M&A형 해외투자가 ODI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0%를 웃돈다.
반면, 우리나라의 해외 M&A 비중이 ODI의 10%를 넘었던 적은 2000년과 2003년 단 두 해뿐이었다.
이에 이 부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해외 기업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고 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꺼리다보니 우리 기업들의 역량 자체가 부족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를 가로막는 제도적 요인으로 △보험사의 사모펀드(PEF)에 대한 출자지분 제한 등 사모펀드 조성에 대한 규제 △해외기업 M&A 자금 지원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했다.
이 부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쓰라린 경험을 통해 구조조정의 역량을 키워왔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는 전략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으로 △국내 PEF의 해외부실채권 투자 허용 △해외투자 전용 PEF에 대한 출자총액제 적용제외 등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이 부원장은 "해외투자는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므로 인력 양성이 필수"라고 제언했다.
그는 또 "공공성을 띤 기관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요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현상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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