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꿀단지', 이렇게 잡아라"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 2007.11.02 08:42

[2007해외금융투자리더십포럼]<1>해외투자 성공사례와 전문가 제언

대우인터내셔널이 파푸아뉴기니 발전소 투자로 거두는 연 평균 수익은 500만 달러. 우즈베키스탄 '대우 텍스타일 컴퍼니'의 연 평균 수익은 300만 달러.

두 프로젝트 모두 1996년 시작됐다. 투자자금은 진작에 회수됐다. 그러고도 매년 꼬박꼬박 수익을 내주니 '꿀단지'가 따로 없다. 투자 성공의 비결은 뭘까?

◇해외투자에도 '사업궁합' 있다

2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릴 '2007해외금융투자 리더십포럼'에는 국내의 대표적 기관투자자들과 기업의 해외투자 담당임원들이 모여 서로 가진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나눈다.

이 자리에서 윤병은 대우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파푸아뉴기니, 미얀마, 우즈베키스탄 등 '투자오지' 진출사례를 발표한다. 그가 밝힌 성공비결은 '전문성을 가진 파트너 선정, 정부의 지원, 현지화 노력'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772만달러를 투자한 파푸아뉴기니 발전소 프로젝트에는 국내 3개사가 부문별 파트너로 참가했다. 투자금융에는 수출입공사, 해외투자보험에는 수출보험공사가 참여했다. 두산중공업은 803만 달러를 함께 투자하고 건설을 맡았다.

▲대우 인터내셔널이 2000년부터 진행한 미얀마 가스전 사업. 이 곳에서 개발되는 천연가스량은 국내 소비량의 최대 7.7년치에 해당한다. 이 사업 덕분에 현재 4.1%인 한국의 에너지자주개발율은 2011년 6,1%로 올라가게 된다. ⓒ대우인터내셔널


환경 제약과 제도적 한계는 현지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냄으로써 극복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발전소 부지, 연료가격에 연동한 전력가격 등 산재한 문제를 파푸아뉴기니 정부와 협상을 통해 유리한 조건으로 풀어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파푸아뉴기니 발전소가 상업가동을 시작한 1999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1291만달러를 배당수익으로 얻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1500만 달러를 단독투자한 '대우 텍스타일 컴퍼니'는 창립 11년만에 우즈베키스탄 최고의 방직 전문회사로 성장했다. 세계 생산량 5위인 우즈벡 원면 시장에 한국의 방적기술을 접목했던 시도가 잘 맞아떨어졌다.

◇한국 ODI비중, 세계 평균보다 21%p↓

최근 한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ODI, Overseas Direct Investment) 규모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포럼자료를 통해 이창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난해 한국 기업의 ODI가 2005년보다 64.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ODI 계약체결건수는 연간 500여건을 넘지 않았지만 지난해엔 연간 5200여 건에 이르렀다.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이다.

이 부원장은 "지난 해의 비약적인 증가는 대기업 중심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자원개발투자 확대, 해외투자 규제완화에 힘 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적으로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한국 경제에서 해외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ODI는 5.3%로, 세계 평균 26.3%에 비해 21%포인트나 떨어진다. 대만이 32%, 일본이 10.3%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이 부원장은 "국내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때 조세 부담을 완화해 줘야 한다"며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 실질적인 세제혜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유럽, 남아프리카, 아부다비가 유망"

ODI는 규모가 적은 것뿐 아니라 포트폴리오가 편중된 것도 문제다. 이 부원장은 "중국(투자비중 31%)의 투자환경 변화로 투자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투자처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삼정 KPMG의 분석에 따르면 2006년 한국 기업의 국가별 ODI는 아시아가 56%, 북미와 유럽이 각각 16%를 차지한다.

특히 아시아 투자는 지난 3년간 비약적으로 늘었다. ODI 규모는 2004년 50억 달러에서 2006년 103억 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투자비중 2위인 북미지역은 30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도 아시아를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동유럽의 슬로바키아, 남아프리카, 아부다비 같은 지역이 유망하다.

▲아부다비시멘트코리아 현지 담당자들이 사업을 위한 논의를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아부다비시멘트코리아 제공

홍기두 삼정KPMG 부회장은 "베트남, 슬로바키아, 남아프리카는 새롭게 개척해볼 만한 시장"이라고 귀띔했다. 슬로바키아는 자본주의의 역사가 이제 막 시작되는 지역이라는 점이 주목 받을 만하다.

신동완 아부다비시멘트코리아 대표이사는 중동 중에서도 아부다비 지역을 꼽는다. 아부다비는 인구가 200만명에 이를 2016년까지 약 25만채의 주택이 신규공급되어야 하는 상황이란다. 죽은 선왕의 개발제한 정책으로 내재됐던 주택수요가 이제사 불붙은 것이다.

◇해외투자로 한국경제 약점 극복해야

해외투자는 한국경제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2000년부터 진행된 미얀마 가스전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기업이 나선 가스전 개발 중엔 최대 규모다. 이 곳에서 개발되는 천연가스량은 국내 소비량의 최대 7.7년치에 해당한다. 이 사업 덕분에 현재 4.1%인 한국의 에너지자주개발율은 2011년 6,1%로 올라가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 정부는 에너지특별회계자금을 조성했다. 산업자원부와 미얀마의 에너지성은 공동으로 한ㆍ미얀마 자원협력위원회를 설립했다. 대우 인터내셔널은 에너지특별회계자금으로 실질투자금액의 50% 가량을 지원 받았다.

김호식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경제 고도화 단계에 이른 국민경제가 지속적인 발전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수출을 넘어서서 축적된 자본의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오상연 기자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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