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BBK'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그간 공격 포인트였던 'BBK'에 이 전 총재까지 가세하면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이 후보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
신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결국 'BBK'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재가 '고민'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겠냐고도 했다. 이 전 총재의 움직임만으로 판을 이미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신당 내에선 "한나라당 이회창 원로의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이해찬 전 총리) "의혹의 끝이 없는 이명박 후보만 두고 좌시할 수 없었던 이 전 총재의 심경을 헤아릴 수 있다"(오충일 대표) 등 이 전 총리를 향한 격려성 발언도 쏟아졌다.
물론 드러내 놓고 '출마 독려'를 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여러 구도를 상정하며 '그림'은 그리고 있다. '이 후보의 낙마 가능성'부터 '다자 대결 구도'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
신당의 한 중진 의원은 "보수 세력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대세론이 대선까지 가기 어려워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4자 대결' 등 다자 대결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범여권 vs 한나라당 vs 민주노동당' 식의 구도가 아닌 '정동영vs이명박vs이회창vs문국현vs권영길' 식 구도다.
한편에선 흔들리는 판세에 맞춰 모든 화력을 동원, 총공세에 나서는 한편 김경준씨 송환과 검찰 수사에 앞서 분위기 조성에 중점을 두는 전략도 세웠다.
금융감독원의 주가조작 사건 부실 조사(김현미 의원) 등 새로운 의혹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당 정봉주 의원은 "김경준씨 송환에 앞서 검찰의 수사 의지를 재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의혹 제기와 함께 수사 촉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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