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인사이트' 기대반 우려반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7.11.01 16:14

믿고 맡기는 파격펀드.."성공하면 도약 " vs "실패하면 부작용"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새로운 승부수를 띄웠다. 야심차게 내놓은 '인사이트펀드'가 그것.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의 자신감이 담긴 상품"이란 기대와 함께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까"하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상품의 구조을 보면, 동물적 감각으로 돈되는 곳을 찾아다니며 자유롭게 운용하는 펀드라는 점에서 잘하면 대박이지만 못하면 치명적인 손실을 볼 수도 있어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얻고 있다.

인사이트펀드는 박현주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지난달 31일 설정 당일에 무려 1조6000억원 가까이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소수의 투자대상에 집중하며 고수익을 내온 미래에셋의 투자스타일이 담긴 펀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이 그간 쌓은 체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45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7조6000억원이 몰린 데서 알 수 있듯이 미래에셋은 '절대 강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2분기(7~9월)에 시장 기대를 훌쩍 넘어서는 실적을 내며 주가의 상승 탄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일에도 전일 대비 8000원(4.72) 오른 17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18만원을 넘어 19만원 돌파를 엿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의 도약과 더불어 한국 증시도 한 단계 나아가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적극적인 공격전략을 펼치고 있는 미래에셋이 자칫 발을 헛디딜 경우 시장에 엄청난 부작용과 후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이 국내 증시발전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보다 큰 책임과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글로벌 강자를 향해=인사이트펀드(Insight Fund)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래에셋의 스타일과 자부심이 흠뻑 담겨 있다. 남다른 예측 및 분석능력, 네트워크, 시장 주도력 등을 통해 시장을 남다른 안목으로 '통찰'함으로써 새로운 이정표를 남기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인사이트펀드는 미래에셋이 앞으로 선보일 글로벌펀드의 첫 작품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특정자산, 지역, 섹터에 구애받지 않고 '매력적인' 투자대상을 발굴·투자한다. 운용도 영국현지법인인 '미래에셋영국자산운용'이 맡는다. 한국 홍콩 싱가포르 영국 인도 등 미래에셋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들로 구성된 글로벌 투자전략위원회를 통해 직접 관리운용된다.

미래에셋은 향후 이 펀드의 운용에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노하우와 능력을 쏟아붓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현주 회장이 몇년동안 고민을 거듭한 끝에 야심차게 내놓은 글로벌 승부작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고, 이 펀드는 바로 이 같은 야망을 실천하는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을 믿자" vs "잘못되면 큰일인데"=인사이트펀드는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을 지니고 있다.

통상 자산운용사들은 신개념의 상품을 내놓을 때 '테스트 기간'을 거친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펀드를 만들어 그 가능성과 성과 등을 검증한 뒤 공모를 거치곤 한다. 이에 비해 인사이트펀드는 직접 공모펀드로 승부걸었다. 그만큼 성과에 자신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래에셋측이 제시한 이 펀드의 운용방식과 신탁보수·판매수수료를 보면 지금까지 관행을 완전히 깨뜨렸다. 운용방식에 대해 '모펀드: 주식 100% 이하, 채권 100% 이하, 어음 100% 이하'라고 명기했다. 쉽게 말해 돈이 되는 곳이면 '몰빵(올인)'을 가능하게 한 구조다.

신탁보수 및 판매수수료의 경우 국내 최고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A형의 경우 선취판매 수수료 1%, 연간 보수 2.49%로 3.5%에 가깝다. 통상 일반 주식형이 2~2.5%, 가장 비싸다는 '한국밸류10년펀드'도 2.9% 수준이다. 미래에셋의 자신감을 또다시 엿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 성공은 곧 한국 경제와 증시의 도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게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시장 우려도 만만찮다고 전했다. 그는 "미래에셋은 제조업에서 과거 삼성전자가 누렸던 영광과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시작했다"며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점도 닮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비록 자본논리에 충실한 것이긴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미래에셋이 특정 종목이나 업종을 편중되게 밀어 시장왜곡 현상을 불러일으키고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며 "메릴린치 등 글로벌 플레이어와 본격 경쟁하려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과연 그럴만한 능력을 갖췄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투자 인프라 △글로벌 수준의 전문인력 △글로벌 경험을 갖춰야 하는데, 미래에셋은 이 점에서 스스로 검증을 자처하고 나선 셈이라고 평가했다.

◇눈높이를 낮추고, 애정 섞인 관심을=한 펀드애널리스트는 "인사이트펀드는 '나를 따르라(follow me)'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일임자문형식으로 믿고 맡기는 구조로 돼 있어 어느정도 성과를 낼 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벤치마크도 없고 목표수익률도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묻지마 투자'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다.

그는 "이 펀드의 초기 인기는 미래에셋 그리고 박현주 회장에 대한 시장 신뢰와 기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대부분 '가입하기만 하면 무조건 큰 수익이 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지나치게 높은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커다란 갈등과 시장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운용기준과 형태, 벤치마크 등을 윤곽이라도 제시해 투자자들이 '허상'을 갖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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