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폭스바겐, 성능·연비 '두 토끼 잡다'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 2007.11.02 10:19

[Car & Life]골프 GT 스포트 TDI

성능과 연비, 어찌보면 자동차에 있어 양립할 수 없는 요소다.

성능이 좋으면 연비가 떨어지고, 연비가 좋으면 성능이 떨어진다는게 지금까지의 보편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골프 GT 스포트 TDI'는 이같은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버린 '물건'이다.

이 차는 쉽게 말해 골프의 고성능 모델인 GTI의 디젤(TDI) 버전이다.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는 '골프'가 또 한 차례 진화한 셈이다.

외형은 그간 출시된 골프 GTI 및 TDI와 다를 바 없다. 라디에이터그릴 한켠에 'GT Sport' 로고가 붙어 있는 정도. 기존의 골프 디젤(TDI)과 배기량도 1968cc로 같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선 스포츠 서스펜션에 맞게 차체를 15mm 낮췄다. 운동 성능 역시 기존 디젤 모델과는 천지차이다.

시동을 걸고 오른발에 힘을 가했다. 독일차 특유의 묵직하지만 탄탄한 주행감이 느껴진다. 푸조 206RC의 날아가는 듯한 느낌과는 또다른 가속감이다.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자 골프의 고성능 모델인 GTI에 버금가는 가속력을 뽐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가속력은 8.2초로 기존 디젤 모델에 비해 1초 가량 앞당겨졌다. 최고속도는 시속 218km에 이른다.

초반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GTI에 비해 다소 밀리지만 중고속으로 올라가면 주위의 모든 차를 압도할 정도로 질주한다.

이같은 뛰어난 가속 성능은 바로 피에조 고압분사 시스템 덕분.

연료를 더욱 효과적으로 엔진에 넣어 주는 피에조(Piezo) 고압분사 시스템을 적용해 최고 출력이 기존 디젤 모델(140마력)보다 30마력 높아진 170마력에 달한다.

최대토크는 35.7kg·m에 달해 3000cc급 가솔린 엔진을 능가한다. 특히 실용영역인 1750~2500rpm에서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순간 추월능력이나 등판능력이 뛰어나다.


또 수동변속기이면서 자동변속기처럼 운전자가 손을 댈 필요 없이 자동으로 변속되는 6단 DSG(Direct Shift Gearbox)를 장착, 엔진의 힘을 남김없이 바퀴에 전해준다.

다만 급한 오르막에선 오토미션과 달리 약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시속 200km까지 밟았지만 탄탄한 차체 강성 덕분에 차는 흔들림이 없다. 해치백 모델이 시속 200km서 중형차 이상으로 안정된 자세를 취한다는 자체가 놀랍다.

딱딱한 서스펜션이 바탕이 된 핸들링도 여전하다. 급하게 코너를 돌아도 바퀴가 노면을 움켜잡으며 바깥으로 밀리지 않고 칼같이 돌아나간다.

이 차의 또다른 장점은 바로 연비. 강력한 동력 성능에도 불구하고 디젤 엔진의 장점인 연료 효율성은 그대로 충족시켰다.

이틀간 혹사 시켰지만 연료게이지의 바늘은 큰 변화가 없었다. 같은 조건일 경우 일반 가솔린 차량의 연료 바늘은 뚝 떨어진다.

제원표상의 연비는 리터당 15.7km. 크게 무리하지 않는다면 한번 주유에 800km 이상 운행도 가능할 듯하다.

이 정도면 고유가 시대에 굳이 연비 낮은 가솔린 차량을 살 필요가 없어 보인다. 속도나 파워는 물론 그동안 디젤차에 대한 편견이었던 환경오염 물질 배출도 줄어들었다면 연비좋은 디젤차를 사는게 정답이다.

하지만 듣기 좋은 수준의 '사운드'가 아닌 약간 거슬리는 디젤 소음이 난다는 점은 조금 불만스럽다.

다만 여러 사람을 거친 시승차라는 점, 그리고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면 봐줄 만하다는 생각이다.

골프 GT 스포츠 TDI의 가격은 3880만원.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료비를 아끼는 동시에 뛰어난 운전 재미를 동시에 생각한다면 일단 구매 리스트에 올려놔야할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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