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지나침'은 경계해야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7.11.01 08:25

미래에셋 쏠림+주식 쏠림+축제분위기…'중용' 필요할 때

"아는 사람이 경영권이 바뀐다고 추천한 종목인데요. 알아볼 수 있으세요?"

얼마전 지인의 연락입니다. 그는 "경험삼아 해보려고요. 손해나는 것 감수하고요"라고 말했습니다.

"XX펀드에 가입해야 돼. 수익률이 나쁘지 않더라."/"난 중국 펀드 가입했는데…"

지하철로 퇴근하면서 엿듣게 된 젊은 아가씨들의 대화입니다. 여의도 근처에서 탄 사람이니 자연히 예적금보다는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흐름에 동참하고 있지만 가슴 한켠에는 1999년~2000년 IT버블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에 만난 펀드매니저의 전언입니다. 아울러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새롬기술'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1999~2000년 IT버블 때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하지만 분명히 같은 면도 있습니다. 특히 축제 분위기와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마음에 걸립니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치우치지 않음, '중용(中庸)'을 중시 여겼습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 '달이 차면 기운다' 같은 속담은 모두 '지나침'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30일 청약마감한 미래에셋증권 전환사채(CB)에는 무려 7조6388억원의 자금이 몰렸습니다. 개인보다 기관투자가의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무려 30대 1이 넘었습니다. 기관이 '지나치게' 미래에셋증권 CB를 좋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침착하다는 기관이 어쩌면 개인보다 더 과열돼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미래에셋인사이트(Insight)펀드'가 판매 8일만에 1조원을 모집됐습니다. 세계 어느곳이든 어떤 상품이라도 투자할 수 있게 된 이 펀드는 한국형 '핫머니'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뜨거워진 펀드 시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의 인력시장 '블랙홀'로 미래에셋이 꼽히고 있습니다. 사실 '펀드가 대세'인 시대에서 미래에셋만큼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직장은 없을 겁니다. 게다가 평가차익만 80억원에 달하는 가상의 미래에셋증권 여직원까지 나오면서 미래에셋의 '주가'는 진짜 주가처럼 천정부지 모르고 뛰고 있습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0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전날보다 5000억원이상 증가했습니다. 최근 3일간 증가한 금액이 1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주식을 하겠다고 주식시장으로 몰려든 겁니다(게중엔 제 지인도 있을 지 모릅니다). 당연한 결과라 할 지도 모르지만 지나치다면 지나칠 수 있는 예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0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8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걱정하는 모습이 엿보이지 않습니다. 모두들 자신의 재테크에만 정신이 쏠려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연방금리 금리를 0.25%포인트 또다시 낮췄습니다. 뉴욕증시는 예상된 결과지만 화답했습니다. 우리 증시에도 훈풍이 불겠죠?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바람이 반갑게 느껴질 겁니다. 하지만 그 바람이 지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지구온난화가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겨울은 춥습니다. 투자자들이 지나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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