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무역협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263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환율 하락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의 환율수준은 수출기업이 수출마진을 확보하기에 필요한 '최소 환율' 수준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업체의 70.4%는 수출기업들이 수출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환율 수준이 '920원~950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20.4%는 '920원~950원 미만'이, 25.5%는 '930원~940원 미만'이 적정하다고 답해, 환율이 최소 920원 이상돼야 수출기업들은 이윤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사업계획시 반영했던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66.1%의 기업이 '920~960원' 선이라고 응답했다. '880-900원'대로 사업계획 환율을 책정한 업체는 2.3%에 불과했다.
환율이 하락하는데도 수출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는 이유는 '수출물량 공급 증가'(32.7%)와 '해외 고정거래처 확보를 위한 수출'(31.9%) 덕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수출대상국 경기 호조'(12.4%), '장기계약 이행에 따른 수출지속'(9.7%), '기술 및 품질경쟁력 확보'(5.3%)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출기업 53.9%는 환율하락 등 대외악재로 수출증가율이 연초 계획보다 감소했다고 답하는 등 최근 수출확장세는 환율하락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연초 계획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환율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 보다 수출차질이 더욱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39.5%가 환율하락으로 연초계획보다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힌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56.4%가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경공업 부문의 수출차질이 심화되었던 것으로 판단되며, 고정계약비중이 높은 중화학공업 역시 수출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마진율 역시 환율하락으로 연초 계획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업체의 80.6%는 환율하락으로 수출마진율이 연초 계획보다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900원을 하회할 경우 대부분 수출업체의 수출차질은 매우 심각해질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업체의 46.2%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을 하회할 경우 연초계획보다 6% 포인트 이상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수출마진 확보를 위한 대응방법으로 기업들은 수출단가 인상 28.5%, 원가절감 노력 26.2%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헤지 등의 환리스크 관리'(13.7%), '품질 경쟁력 확보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10.2%), '현지 생산확대'(4.7%), '해외마케팅 강화'(2.7%) 등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전체 응답업체의 28.5%가 수출단가 인상을 통해 수출마진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수출기업의 수출마진이 한계상황에 달한 것에 대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면서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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