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이 꽂힌 책은 '88만원 세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7.10.31 13:49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최근 책 한 권에 제대로 반한 모양이다. 경제 서적인 '88만원 세대'다.

정 후보는 지난 29일 전경련을 방문했을 때 "최근 베스트셀러가 하나 있다"며 처음 얘길 꺼내더니 이날 밤 KBS-TV 토론회와 다음날(30일) 조찬강연에서 연거푸 이 책을 소개했다. 이틀 사이 세 번이다.

'88만원 세대'란 오늘날 20대를 규정하는 신조어. 비정규직 평균 임금이 119만여원이며 20대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그 중 74%인 88만원이란 데서 따 왔다. 20대 대부분이 사회생활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해 그 굴레를 벗지 못하는 현실을 담고 있다.

정 후보는 최근 선대위 회의에서 이 책을 소개받았다. 추천자는 최재천 대변인. 평소 '다독'으로 유명한 최 대변인은 이 책을 접한 뒤 내용을 요약, 선대위 의원들에게 소개했다.

최 대변인은 "고학력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가 중첩된 현실에 대해 아주 도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책"이라며 "정 후보가 그 문제의식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 후보가 이 책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인 우석훈 성공회대 강사와 박권일 전 '말'지 기자는 "20대여, 토플책을 버리고 짱돌을 들어라"며 다소 '과격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정 후보도 "결론엔 동의할 수 없지만…"이라고 단서를 단다.


하지만 정 후보가 꽤 쓸 만한 화두를 잡은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정 후보측은 "정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제관을 극명하게 대비시킬 좋은 소재가 아니냐"고 전했다.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후보라는 인상을 줘 이 후보와 차별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88만원 세대'는 정 후보에게 '숙제'도 함께 던졌다. 정 후보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공약을 내놨지만 미흡하다는 평가.

지난 8월 출간된 이 책은 입소문을 타고 사회경제분야에서 꽤 인기를 얻고 있다. 20대를 적절히 규정할 만한 용어를 찾지 못했던 학계와 언론엔 '88만원 세대'란 신조어가 자리를 잡을 태세다.

이 책은 이른바 유신세대(50대)와 386세대(40대)가 자신들의 자녀 또는 조카뻘인 20대와 연대하지 못한 채 이들을 무한경쟁과 비정규직의 현실로 내몰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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