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 투자시장...미술이 미쳤다

박정수 연일아트 대표 | 2007.11.06 10:30

[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 ①기회의 땅

미술이 미쳤다. 아니 미술시장이 미쳤다. 미술을 볼 줄 몰라도 미술품이 돈 된다는 사실은 다 안다.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구가 미술품이라는 기름덕분에 더 잘 돌아가는 듯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몇 해 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피카소나 고흐, 렘브란트 그림이 무지하게 비싸다는 말을 들을 때만해도 온전한 정신으로 남의 나라 이야기로 들었다. 이제는 눈만 뜨면 미술품 이야기다. 정말 미술품에 투자하면 돈이 될까?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그림 같지도 않아 보이는 것들이 몇천만원, 몇억원을 넘어간다.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45억원이 넘었다. 강남의 최고 아파트 한 채보다 비싸다. 13억이 넘는 중국인구 중에서 미술품 컬렉터가 7000만 명 이라는 기사도 보았다. 미품 컬렉터가 아니라 아마도 미술품 관심 인구 일게다. 우리나라 4700만 인구 중 200만명 정도가 미술품 관심인구로 분리되는 것을 보면 인구의 5% 내외가 그 숫자로 대동소이하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미술품에 질러대는(?) 돈의 대다수는 상위 그룹에 속하는 유명 미술품에 쏠려있다. 2007년 우리나라 미술품 거래규모를 대충 1300억원이라고 볼 때 1200억원 이상은 200여명 안팎의 유명작가에 가 있다.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경매회사나 대형 화랑들 입장에서는 아주 반길 만한 일이다. 마진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짚고 넘어가야할 시점이다. 과거 우리네 정치에서도 “될 사람 찍어주자”고 하는 바람에 유능한 신인 정치인 싹이 밟혔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내야 한다. 미술도 그러하다. 보통 사람이 바라보기만 해야 할 수천만원, 수억원 하는 미술품보다, 수십만원 가치의 젊은 미술품에 눈을 돌려야 할 시기다. 이거 잘만하면 돈 된다.

“발가락으로 그려도 이것보다는 낫게 그리겠다.”

“이게 그림이야? 근데 비싸긴 왜 이렇게 비싸.”

궁금해도 무식하다는 소리 들을까봐 누구에게 물어보지도 못했다. 이런 작품들 값이 수백억원이 넘어간다는 소리를 들은 다음부터는 비아냥거리는 말도 더는 못하게 됐다. 그 정도라면 뭔가 대단한 물건이긴 한 모양인데, 어설픈 소리 했다가는 무식하단 지청구를 들을지도 모른다. 묻고 싶은 것은 많은데 차마 물어볼 수가 없다. 보아도 또 보아도 여전히 알 수 없다. 아름답다? 감동적이라? 그렇단다. 뭐가 ‘아름답다’고 뭐가 ‘감동스럽다’는 것인지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는다.


미술, 정말 가까이 하기 힘들다. 신경 쓰면서 살기는 귀찮고. 아예 관심 끊고 그냥 지나가? 그러자니 뭔가 귀중한 걸 빼놓고 가는 기분이다. 그래,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한번 부닥쳐 보자. 미술이 돈 된단다.


작가명:왕열. 작품명:동행, 재료:천에 먹,아크릴. 244*143 cm, 2006,


◆ 박정수 illyang@freechal.com
- <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 저자
- 세종대학교 서양화과.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예술학 전공) 졸업.
- 롯데화랑 큐레이터. (사)21세기 청년작가협회 이사. (주)갤러리 종로아트 관장. - 피카소와 게르니카> 연출 총감독. 2002 월드컵 ‘FLAG ART FESTIVAL’ 예술 행정팀장. 월간 <갤러리 가이드> 편집부장. (사)한국미술협회원(미술행정분과). 2005 ‘베네주엘라 피아 국제아트페어’ 한국관 커미셔너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아트프로덕션 ‘연일아트’ 대표로 화가 프로모션과 전시 기획, 글쓰기 작업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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