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증시 외국자본에 휘둘린다"-BBC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 2007.10.31 10:33
10여년전 인도로 이민 온 라예쉬 패틱은 요즘 주식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뭄바이에 작은 수퍼를 운영하고 있는 그의 하루 일과는 주식 차트를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이처럼 성공할 지 생각도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기적이죠"

그가 처음 인도 증시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수퍼에 찾아온 손님들과 나눈 짧은 대화. 화려한 손목시계와 휴대전화로 폼을 낸 그 손님들에게 "수입이 좋은신가봐요 "라며 부러운 눈빛으로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온 답이 충격적이었다.

"저를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하는 말이 '주식 투자해서 벌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그는 바로 다음날 쌈지돈 200달러를 털어 주식에 투자했고 이제 남부럽지 않은 부자가 됐다. 수퍼 운영은 소일삼아 하고 있지만 그의 주 수입원은 역시 주식이다.

여동생도 남부럽지 않게 시집보냈고 집도 두채씩이나 장만했다. 주말이면 고급 오토바이를 타고 뭄바이 시내를 질주하기도 한다.

인도 증시의 벤치 마킹 지수인 선섹스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40% 급등, 2만포인트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고성장을 거듭하는 인도 경제를 감안하면 인도 증시의 급등은 당연한 일이다. 인도 경제는 연간 1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10억명이라는 소비인구를 거느린 거대 국가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증시 급등의 1등 공신은 외국인들이다. 지난해 수백억달러의 해외 자본이 인도 증시에 유입됐다. 인도 경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도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전적으로 좌우된다. 최근 인도 정부가 해외 자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을 때 인도 증시가 추락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주가가 급락하자 가장 먼저 들고 일어선 것은 다름아닌 인도의 개미투자자들이었다. 얼마 안되는 전재산을 증시에 쏟아부은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인도 정부가 며칠 지나지 않아 해외자본 통제 방침을 사실상 철회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당시 해프닝은 인도 경제가 외국자본에 철저히 종속돼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정부에 일깨워 준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인도 내부에서는 국내자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뭄바이 소재 센트럼 인베스트먼트의 이사인 스리람 벤카수브라마니암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인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본에 힘입어 증시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국내투자자의 힘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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