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D-1'… 몸 사린 증시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0.31 06:20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결정을 하루 앞두고 미국 증시가 하락세로 마감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경기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매매를 극도로 자제했다.

국제유가가 전날까지 최고가 기록 행진을 이어오고 달러화 가치가 최저로 떨어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만만치 않아 내일 금리인하를 확신할수 없다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었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77.79포인트(0.56%) 떨어진 1만3792.47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9.96포인트(0.65%) 내린 1531.0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73포인트(0.03%)하락한 2816.71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개장초부터 약세로 출발, 장중 줄곧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약세로 마감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국제 원유가는 5일만에 일단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달러화 가치의 최저기록 행진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됐다. 이에 따라 연준이 31일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일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의 수석 주식시장 전략가 필 올랜도는 "기업부문은 여전히 양호한 상황이며, 경기가 침체상황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로인해 연준이 금리인하를 중단하고 경기하강이 지속된다면 시장의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 '어닝 서프라이즈'도 실종

지난주 미국 증시를 지탱했던 개별 종목들의 실적발표도 이날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미 최대 소비재 생산업체 프록터앤갬블(P&G)은 주당 95센트 순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실적전망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4% 급락, 다우지수 종목가운데 가장 하락폭이 컸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회계년도 2분기 P&G가 주당 97센트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었다.

미국 최대 철강사 US스틸도 35% 순익 급감을 발표했다. US스틸은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의 4억1700만달러에서 2억69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7% 급락한 104.62달러로 마감했다.

US스틸은 이 기간 전체 매출은 43억5000만달러 3% 증가했지만 주택 건설 감소와 포드 등 대형 자동차사들의 대규모 설비 축소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US스틸의 주가는 7.09달러 하락했다.

전날 상승세를 이끌었던 에너지 관련주도 유가 조정으로 인해 약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정유업체 엑슨모빌과 2위 정유업체 셰브론은 각각 주가가 2.47달러 떨어진 91.14달러와 2.80달러 떨어진 90.08달러를 기록했다. 코코노필립스 역시 1.91달러 떨어진 82.72로 마감했다.
세계 2위 금 채굴업체 뉴몬트 마이닝이 1.23달러 떨어진 46.44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품관련주도 약세였다.

금융주 중에서는 스탠리 오닐 회장이 결국 문책해임된 메릴린치 주가가 2.8% 하락했다. 메릴린치는 이날 오닐 회장의 퇴진을 공식 발표했다. 오닐 회장의 사임설로 주초 한때 메릴린치 주가는 강세를 보였으나 3분기 사상 최대인 22억4000만달러의 분기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 사실이 부각되면서 '팔자'가 '사자'를 눌렀다.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 역시 58센트 하락한 42.11달러로 마감하는 등 금융주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목들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움직임을 보였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1.87달러와 1달러씩 오른 187달러, 35.57달러로 마감했다. 구글 역시 2,3% 오르며 694.77달러로 마감, 700달러 고지를 눈앞에 뒀다.

◇ 유가는 주춤, 달러는 여전히 '최저가'행진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해왔던 국제유가가 5일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차익실현'에 따른 일시적 반락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전날보다 3달러15센트, 3.4% 내린 90.38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전날 93.5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이날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골드만삭스가 '차익실현'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낸데다, 내일(31일)로 예정된 미 에너지부의 원유 재고 발표를 앞두고 재고가 늘었을 것이라는 예측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전날 유가를 사상 최고수준으로 밀어올렸던 멕시코 국영 페멕스의 생산중단 조치가 끝나고 31일부터 생산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약세에 일조했다.

달러화는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이어갔다.
30일 오후 4시50분 현재(현지시간)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파운드 환율은 2.0684달러를 기록, 전날의 2.0683달러에 비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이날 한때 2.0704달러까지 상승(달러가치 하락), 1981년 5월이후 26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44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 역시 한때 1.4441달러까지 치솟아(달러하락) 또다시 달러가 유로대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도 114.64엔으로 전날의 114.69엔에 비해 소폭 하락,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됐다.

내일(31일)로 예정된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달러화약세기조가 이어졌다.
이날 발표된 10월 미 컨퍼런스 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2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달러약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 지표불안...경기 불안 고조

이날 발표된 경기관련 지표는 추가금리인하 논리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해석됐다.
10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의 99.5에서 95.6으로 하락했다. 2005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이 부동산시장 침체와 연료비 증가, 불투명한 취업시장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은 소비 감소를 의미한다. 소비 감소세는 미 경기 침체 우려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주택가격 하락도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월 20개 도시지역 주택 가격은 다시 내림세를 기록했다. 8개월 연속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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