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년만에 해외M&A에 나선 이유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 2007.10.30 18:43

반도체부문 10년만에 첫 인수 사례, 비메모리 글로벌 1위 늘리기 포석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10년 만에 해외 기업인수 및 합병(M&A)에 나섰다.

삼성은 그동안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해 M&A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이번에 전격적으로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서 경영전략에 일대 방향 전환을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인 트랜스칩을 인수해 현지 R&D센터로 전환했다고 30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특히 이번 건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과 관련, 시스템LSI가 공식 출범하던 시기인 1997년 미국 3DO사의 반도체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10년만의 일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랜스칩은 이스라엘 소재 반도체 업체로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이번 R&D센터는 자본금 425억원으로 설립되며, 이미지센서의 제품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쑤저우와 항저우에 각각 반도체 패키지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스라엘 이미지센서 기술이 뛰어나 R&D센터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전세계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고해상도 이미지센서 반도체 상당 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이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가기위한 포석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했다.


CMOS 이미지센서는 카메라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에 탑재돼 외부로부터 들어온 빛을 받아들여 전기적인 신호로 전환하는 기능을 하는 반도체 부품이다.

기존 카메라폰에 국한된 이미지센서 시장은 최근 의료와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36억 달러 규모로 형성된 이미지센서 시장은 미국 마이크론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미국 옴니비전이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옴니비전을 제치고 단독 2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는 분야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번 트랜스칩 인수로 100만화소(메가픽셀) 이상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구현하려는 노력보다는 CMOS 이미지센서를 통해 디지털스틸카메라급 영상이미지를 처리하는 분야 연구를 강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디스플레이구동칩(DDI)과 스마트카드칩,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MP3플레이어 통합칩 등 4개 부문 전 세계 1위를 기록한데 이어 CMOS 이미지센서 분야에서도 업계 1위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하이닉스반도체가 이미지센서 사업에 진출키로 한 것과 관련, 이번 이스라엘 업체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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