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주식시장 활성화 '일석이조'=업계는 금감원의 퇴직연금 운용과 관련해 규제완화가 이뤄질 경우 퇴직연금시장 활성화와 증시부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지 비록 2년여가 지났지만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안전하게 운용하려다보니 수익률 등 별다른 메리트를 찾아 볼 수 없기 때문. 또 미국처럼 퇴직연금이 증시부양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는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퇴직연금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하다.
증권사 퇴직연금 운용담당자는 “선진국에 비해선 아직 부족하지만 퇴직연금 적립금의 50%를 일반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주식시장이 대중화되고, 증시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활황장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 등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9월말 현재 DC형 적립금 규모는 4700억원으로 이중 2400억원 가량이 주식형펀드를 통해 증시에 투입될 수 있다.
◇추가 규제완화 불가피=그러나 업계는 금감원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일반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과감한 제도개선의 의지를 보여줬지만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간접투자를 뛰어넘어 직접투자도 가능케 하는 등 다소 공격적인 운용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가입자 증대를 위해서는 소득공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DC형이 활성화되고 미국의 401K(기업퇴직연금)와 같이 퇴직연금이 증시부양의 한 축이 되기 위해선 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을 좀 더 늘려야 한다”며 “또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DC형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소득공제 혜택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B형 자금쏠림 현상 심각=현행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구분돼 있다. DB형은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액이 확정되고 기업의 운용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적립금을 급여로 받는 형태이고, DC형은 기업이 부담할 금액이 미리 정해진 대신 적립금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해 그 실적에 따라 퇴직급여액을 받는 형태다.
퇴직금을 노후자금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하듯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DB형에 가입하고 있으며, 실제로 9월말 현재 DB형의 적립금은 1조1000억원에 달하는데 반해 DC형은 4700억원에 머물고 있어 2배이상 차이가 난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이 다소 기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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